<아라우카이마 맨션>은 세르반테스 문학상을 포함한 여러 상을 수상한 콜롬비아 작가 알바로 무티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카를로스 마욜로의 두 번째 장편이다. 광고 촬영 중 세트장을 도망쳐 나와서 기울어가는 외딴 대저택에 도달하는 소녀와 그 집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야릇한 쾌락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고딕식의 성에 해당되는 널따란 저택에서는 섹스와 폭력이 일상적이다. 이상향적인 공동체인 듯 보이나 폭발을 내장하고 있는 맨션은 소녀의 등장으로 위태로운 공존을 이어가지만 그 질서는 서서히 와해되어간다. ‘트로피컬 고딕’이라 불리는 칼리그룹 장편영화의 스타일은 원작의 카니발리즘적 요소들과 그 영화적 적용에서 빛을 발한다.
(2016년 21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