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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충격에 몰아넣은 극악무도한 연쇄 살인 사건, 그 사건의 중심이었던 살인마가 체포되는 순간 내 인생은 무너졌다… 세상의 모든 원망과 질시, 복수와 증오가 나를 향했고, 지금 내 곁에는 나를 죽이고 내 심장을 가져가겠다는 한 여인이 찾아왔다.나는… 연쇄 살인마의 아들입니다.
[ PROLOGUE 연출의도 ]
몇 해 전, 대한민국 희대의 연쇄 살인마이자 싸이코패스 유영철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살인에서 오는 쾌락 자체를 즐겼다는 이 살인마는 무려 서른 명에 가까운 무고한 희생자를 내고도 당당했다. 그러나 끝까지 냉정함을 잃지 않을 것 같던 이 악마도 검찰로 송치되기 전날 밤, 담당 경찰관과의 마지막 대면에서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렸다고 한다.
세상에 대한 불신과 미움으로 가득 찼던 살인마 유영철, 모두를 오싹하게 만들었던 차가운 눈빛의 그를 그토록 흔들어 놓은 건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세상에 남겨질 유영철 자신의 어린 아들이었다.
그의 아들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다른 나라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으로 살고 있을까? 아니면 세상을 향해 정면 돌파했을까? 그리고 그의 가족들은 유영철이라는 사람에게서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타인인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그들을 봐라 봐야 하는가?
살인마의 가족으로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짊어져야 하는 그들의 아픔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 감독, 손승웅
관객들과 평단을 놀라게 하다!
2014년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
<영도>는 지난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의 오늘 – 비전’에 초청되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한국 영화의 오늘 – 비전’ 섹션은 ‘한국 영화의 오늘’ 부문이 2006년부터 ‘비전, 파노라마, 스페셜’로 나뉘어진 뒤 국내에서 제작된 웰메이드 독립 영화를 조명하는 섹션이다. 새로운 소재, 신선한 연출, 새로운 방식 등 실험적인 작품들과 함께 상업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국내 독립 영화 작품들이 초청되어 영화팬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부문이기도 하다.
자전적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이성한 감독 연출, 정우, 손호준 주연의 <바람>, 한국영화 역사상 최초의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인 오멸 감독의 <지슬>과 세계 주요 영화제 초청 및 수상으로 화제를 모은 신수원 감독의 <명왕성>, 정식 개봉 후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한 우문기 감독의 <족구왕>,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 등이 바로 ‘한국 영화의 오늘 – 비전’ 부문 초청 작품들이다. 새로운 감독, 배우의 발견 혹은 기존 배우들의 재발견들이 이루어지는 섹션으로 <영도>는 지난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태인호의 미친 연기력과 마치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을 보는 것 같은 손승웅 감독의 연출력 등이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전달하며 호평과 함께 큰 화제를 모았다.
‘한 번쯤은 꼭 봐야할 영화!(BLOS****, 네이버)’, ‘주변의 시선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는 영화, 오랜만에 보는 좋은 영화(JEEE****, 네이버)’, ‘긴 여운이 있는 영화(CARL****, 네이버)’, ‘범죄자의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몰입이 될수록 마음이 아파지는 영화(MIKY****, 네이버)’, ‘기대와 예상을 뛰어 넘는 작품!(THUS****, 네이버)’, ‘태인호 배우의 눈빛이 참 인상적, 그가 아닌 영도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빼어난 연기(BRAD****, 네이버)’ 등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도>를 미리 본 네티즌들의 호평이 이어졌었다. 또한 <영도>는 사회적 이슈이기도 한 범죄자의 아들로서의 삶을 다루고 있어 그 인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는 점 등으로 인해 꼭 봐야 할 ‘필견 웰메이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미생] 성대리 ‘태인호’, 극강의 연기 변신을 하다!
가해자이면서 피해자, 분노와 슬픔의 아이콘 ‘영도’!
영화 <영도>는 부산에 위치한 작은 섬 ‘영도’를 배경으로, 연쇄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비참한 운명을 살게 된 ‘영도(태인호)’가 살해된 부모의 복수를 하겠다고 찾아온 한 여인 ‘미란(이상희)’을 만나게 되면서 인생의 변화를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 <영도>에서 주인공 ‘영도’ 역할은 대한민국을 흔든 연쇄 살인마의 아들로 사람들의 멸시를 받으며 살다가 점점 폭력적이 되어가는, 하지만 분노와 슬픔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복합적인 캐릭터이다. 태인호는 영도의 고등학생 시절부터 성인까지의 역할은 물론, 회상 장면에서 등장하는 연쇄 살인마 아버지까지 1인 2역을 맡아 ‘괴물이 낳은 아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진짜 괴물 같은 연기를 펼쳤다.
태인호는 깊은 슬픔과 분노를 마음에 담아두고 사는 복합적인 캐릭터 영도 역할을 통해 내면 연기뿐만 아니라 조직원으로 활동하는 장면을 위한 액션 연기, 그리고 겨울 바다 입수 등 영화 <영도>에서 신체적, 정신적 연기 투혼을 펼쳐냈다. 또한 회상 장면 속, 영도의 아버지인 극악 무도한 연쇄 살인마 ‘유정업’의 등장 장면은 영화 전체를 좌우하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미생’에서 얄미운 상사 성대리 역에 캐스팅 될 때의 비하인드 처럼 – 선한 얼굴을 가지고 못된 짓을 하는 나쁜 상사 캐릭터 – 선한 얼굴의 태인호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모습 자체가 <영도>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영도>에서 그 동안의 다양한 작품 활동 중 가장 강렬한 역할로 극강 변신한 태인호는 약 10여년 간의 오랜 극단 생활 및 연기 활동을 통해 탄탄하게 다져진 연기 내공을 발산했다. 비운의 운명을 벗어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사회 환경 속에서 점점 거칠어져 가고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영도의 모습을 태인호는 오싹할 정도로 소름 끼치게 표현해내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현재 진행 중인 우리 사회의 이면을 다루다!
‘연쇄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파격적인 소재 다룬 문제작!
범죄자의 가족을 똑같이 범죄자로 보는 우리 사회의 이면 속에서 <영도>가 연쇄 살인마의 아들을 소재로 삼은 파격적인 문제작으로 영화팬들과 네티즌들의 관심을 집중 시키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일어나는 살인 사건은 1천여 건에 달한다. 최근 지역별 성범죄자 정보가 공개되는 ‘성범죄자알림e’ 서비스 등 범죄자들의 신상공개로 인해 범죄자 가족들에 대한 인권 문제가 다시금 대두되고 있는 중이다. 살인마의 가족, 남겨진 자녀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영도>는 부산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작은 섬 영도에서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연쇄 살인마의 아들 영도를 통해 바닥으로 떨어진 범죄자들의 남겨진 가족들의 인권 문제도 간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그 동안 범죄자나 피해자에 초점을 맞춰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나 그 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들은 많았지만 범죄자의 자녀들에 관한 이야기는 논외 대상이었다. 손승웅 감독은 범죄 사건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으로, 그리고 연쇄 살인마 유영철, 강호순 등이 자신의 자녀들을 끔찍하게 아꼈던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현재 그들의 자녀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손승웅 감독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버지의 죄를 짊어져야만 하는 업보를 힘겹게 안고 살아가는 영도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며 ‘제대로 된 사회의 관심을 얻으면 그들도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영도>의 기획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영화 <영도>에서는 사람들의 매몰찬 시선과 편견 속에서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영도의 모습이 그려지지만 픽션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공감 가는, 마치 사회 이면을 낱낱이 파헤쳐버린 것 같은 모습은 영화가 끝나고도 깊은 여운을 전달해준다. <도가니> <한공주> <소원>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들의 개봉 후 영화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들 만큼 큰 파장을 일으켰듯이, 최근 범죄자의 자녀들에 대한 인권이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영도>가 그들에게 작은 변화를 가져다 주게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아름다운 섬 영도, 느와르적 배경으로 다시 태어나다!
영도 섬에 사는 영도의 이야기를 그린 <영도>의 모든 촬영은 영도 섬에서 진행되었다. 오직 다리를 통해서만 세상과 연결되는 영도의 고립성이 범죄자의 아들로 태어나 연쇄 살인마 아버지의 그늘 속에서 분노와 슬픔으로 살아가는 영도의 모습과 잘 어울려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도는 대한민국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자 태종대, 동삼동 패총, 봉래선 등 천혜의 자연 환경과 전통 문화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섬이기도 하지만 과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피난민들이 가난과 배고픔을 참고 살아 남아야 했던 곳이기도 하다. 영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손승웅 감독은 영도의 진짜 모습을 가장 잘 알고 있었고, 40년이 넘은 영선 미니 아파트, 개발과 확장 속에서 옛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조선소와 선착장, 일본식 목조 건물, 복잡한 미로와도 같이 얽히고 설킨 달동네길과 산복 도로 등 알려지지 않은 영도의 신비한 공간들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아름다우면서도 때로는 기괴한, 새로운 느와르적 배경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캐스팅 비하인드, 부산 모여라!
부산 영도를 배경으로 한 만큼 관객들에게 리얼리티를 심어주기 위해 손승웅 감독은 주요 배우진 전체를 부산 지역 출신의 배우로 캐스팅했다. 태인호, 김근수, 이상희, 홍경준 등이 모두 부산 출신이다. 영화 속 사투리는 모두 배우들의 오리지널 사투리이다. 부산 출신의 배우들이지만 활동은 서울에서 하고 있어서 촬영 스케쥴 잡기가 쉽지 않았는데 모두 다른 일정 접어둔 채 부산에 모여 <영도> 촬영에 매진해주었다는 후문이다. K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개그콘서트와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활약한 홍경준의 경우 <영도>가 영화 데뷔작으로 영화 속에서 영도를 괴롭히는 사채 이사 역의 강렬한 씬스틸러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홍경준의 경우는 손승웅 감독과 경성대 연극영화과 동기로 <영도> 기획 초기 단계 때 영도 역할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었다. 2013년 부산영상위원회 ‘부산지역 영화제작 지원 사업’ 지원작으로 선정된 후 태인호가 합류하게 되었다.
태인호, 극한으로 몰아넣는 독한 연기 투혼!
태인호는 <영도>에서 겨울 바다 입수, 일부 편집이 되기는 했지만 전라 노출 연기 및 신체적, 정신적으로 자기 자신을 가혹하게 몰아내치는 연기 투혼을 펼쳤다. 특히 겨울 바다 입수 장면 관련해서 태인호는 정말 탈출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그 마음 자체도 영도 캐릭터 속에 담아서 연기했다며 가장 애착 가는 장면이라고 밝혔다. ‘선한 얼굴로 악역을 하면 재밌겠다’라는 컨셉으로 드라마 ‘미생’에서 악역을 연기했던 태인호는 실제 ‘태인호는 예쁘다’라는 뜻의 ‘태쁘’라는 애칭도 가지고 있는데 영화 <영도>에서는 슬픔, 분노 그리고 좌절 끝 희망의 모습까지 무거우면서도 입체적인 캐릭터 영도 역할을 위해 자기 자신을 독하게 몰아쳤다. 촬영 진행 시 항상 힘들고 예민한 상태로 지내면서 극 중 캐릭터에 100% 몰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 EXTRA ISSUE ]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변화, 그리고 치유를 바란 영화들
<도가니(SILENCED, 2011)> 연출 : 황동혁 감독 | 출연 : 공유, 정유미 외
2000년부터 약 5년간 광주 인화학교에서 청각 장애 학생들에게 벌어진 성폭력과 성폭행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 광주 인화학교 내 성폭행 사건에 연류 된 교장, 성폭력 가해자, 책임자들이 가벼운 처벌만을 받은 채 사건이 종결되었는데, 영화 <도가니> 개봉 이후 가해자들에 대한 재수사가 이루어졌다. 또한 영화가 흥행을 하고 사회적 이슈와 여론을 몰아가게 되어 전국 특수 학교 실태 조사가 시행되었고 그 결과 충남 천안의 한 특수학교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10대 여학생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은 이른 바 ‘천안판 도가니’ 사건의 교사가 징역 15년의 실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한공주(HAN GONG-JU, 2013)> 연출 : 이수진 감독 | 출연 : 천우희, 정인선 외
영화 <한공주>는 2004년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밀양시와 창원시 거주하는 일명 일진 모임에 의해 여중생들이 집단 성폭행, 구타, 공갈협박, 금품 갈취 등을 당했던 충격적인 사건을 소재로 했다. 실제 사건의 경우,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가해자 가족에게 협박을 받고, 수사 경찰관들의 폭언을 들어야 했다. 또한 일부 가해자들과 그 부모들의 뻔뻔한 태도가 네티즌들을 천인공노케 하기도 했다. 여경찰의 조사를 받고 싶다는 피해자의 요청은 묵살되었고,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신상 정보가 유출되는 등 잡음과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일부 피해자는 진술을 회피했으며, 울산의 첫 피해자는 자살시도를 하기도 했다. 가해자 및 공범자 110여명 중 3명에 대해서만 처벌이 진행되었다. <한공주> 개봉 후 끔찍했던 사건이 전국민적으로 공개되며, 사건이 다시 재조명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소원(HOPE, 2013)> 연출 : 이준익 감독 | 출연 : 설경구, 엄지원, 이레 외
영화 <소원>은 2008년 안산시 단원구의 한 교회 안의 화장실에서 조두순이 8세 여아를 강간 상해한 사건을 영화화했다. 성폭행을 넘은 거의 살인 미수급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러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당시 56세였던 범인 조두순은 나이가 많고, 술은 먹은 상태 즉 심신 미약이 참작되어 징역 12년 형을 선고 받는데 그쳤다. 영화 <소원>은 성폭력 사건 피해자인 ‘소원’이와 그의 가족들이 치유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연출을 맡았던 이준익 감독은 ‘큰 상처를 겪은 가족들이 고통의 터널을 지나 다시 일상을 되찾기까지의 진심 어린 가족의 태도와 주변 사람들의 열망 등을 고스란히 담은 영화’라고 밝혔다. 영화 <소원> 개봉 이후 네티즌 사이에서 ‘조두순 재처벌 청원 운동’이 벌어졌으며, 아직까지도 조두순이 형을 마치고 나온 후의 재범 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영도(SHADOW ISLAND, 2015)> 연출 : 손승웅 감독 | 출연 : 태인호, 김근수, 이상희, 홍경준 외
<영도>는 손승웅 감독이 희대의 연쇄 살인마였던 유영철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기획하게 된 작품이다. ‘대한민국을 경악케 만든 극악무도한 살인마의 남겨진 가족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의문점에서 시작해서 유영철, 강호순 등 범죄 관련 다큐나 자료들을 수집하고 레퍼런스 찾아가면서 완성된 작품이다. 실화를 모티브로 가상의 인물, 사건, 상황이 구성되었지만, 아버지가 성범죄자인 것이 공개되어 아들이 자살한 사건 등이 일어났던 것처럼 실제 국내 범죄자들의 자녀와 가족들이 영화 속의 영도처럼 신상 공개로 고통 받거나 혹은 원래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몇 해 전, 대한민국 희대의 연쇄 살인마이자 싸이코패스 유영철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살인에서 오는 쾌락 자체를 즐겼다는 이 살인마는 무려 서른 명에 가까운 무고한 희생자를 내고도 당당했다. 그러나 끝까지 냉정함을 잃지 않을 것 같던 이 악마도 검찰로 송치되기 전날 밤, 담당 경찰관과의 마지막 대면에서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렸다고 한다.
세상에 대한 불신과 미움으로 가득 찼던 살인마 유영철, 모두를 오싹하게 만들었던 차가운 눈빛의 그를 그토록 흔들어 놓은 건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세상에 남겨질 유영철 자신의 어린 아들이었다.
그의 아들은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다른 나라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으로 살고 있을까? 아니면 세상을 향해 정면 돌파했을까? 그리고 그의 가족들은 유영철이라는 사람에게서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타인인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그들을 봐라 봐야 하는가?
살인마의 가족으로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짊어져야 하는 그들의 아픔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
- 감독, 손승웅
관객들과 평단을 놀라게 하다!
2014년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작!
<영도>는 지난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의 오늘 – 비전’에 초청되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한국 영화의 오늘 – 비전’ 섹션은 ‘한국 영화의 오늘’ 부문이 2006년부터 ‘비전, 파노라마, 스페셜’로 나뉘어진 뒤 국내에서 제작된 웰메이드 독립 영화를 조명하는 섹션이다. 새로운 소재, 신선한 연출, 새로운 방식 등 실험적인 작품들과 함께 상업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국내 독립 영화 작품들이 초청되어 영화팬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부문이기도 하다.
자전적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이성한 감독 연출, 정우, 손호준 주연의 <바람>, 한국영화 역사상 최초의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인 오멸 감독의 <지슬>과 세계 주요 영화제 초청 및 수상으로 화제를 모은 신수원 감독의 <명왕성>, 정식 개봉 후 상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한 우문기 감독의 <족구왕>,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 등이 바로 ‘한국 영화의 오늘 – 비전’ 부문 초청 작품들이다. 새로운 감독, 배우의 발견 혹은 기존 배우들의 재발견들이 이루어지는 섹션으로 <영도>는 지난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태인호의 미친 연기력과 마치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을 보는 것 같은 손승웅 감독의 연출력 등이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전달하며 호평과 함께 큰 화제를 모았다.
‘한 번쯤은 꼭 봐야할 영화!(BLOS****, 네이버)’, ‘주변의 시선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는 영화, 오랜만에 보는 좋은 영화(JEEE****, 네이버)’, ‘긴 여운이 있는 영화(CARL****, 네이버)’, ‘범죄자의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몰입이 될수록 마음이 아파지는 영화(MIKY****, 네이버)’, ‘기대와 예상을 뛰어 넘는 작품!(THUS****, 네이버)’, ‘태인호 배우의 눈빛이 참 인상적, 그가 아닌 영도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빼어난 연기(BRAD****, 네이버)’ 등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도>를 미리 본 네티즌들의 호평이 이어졌었다. 또한 <영도>는 사회적 이슈이기도 한 범죄자의 아들로서의 삶을 다루고 있어 그 인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는 점 등으로 인해 꼭 봐야 할 ‘필견 웰메이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미생] 성대리 ‘태인호’, 극강의 연기 변신을 하다!
가해자이면서 피해자, 분노와 슬픔의 아이콘 ‘영도’!
영화 <영도>는 부산에 위치한 작은 섬 ‘영도’를 배경으로, 연쇄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비참한 운명을 살게 된 ‘영도(태인호)’가 살해된 부모의 복수를 하겠다고 찾아온 한 여인 ‘미란(이상희)’을 만나게 되면서 인생의 변화를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 <영도>에서 주인공 ‘영도’ 역할은 대한민국을 흔든 연쇄 살인마의 아들로 사람들의 멸시를 받으며 살다가 점점 폭력적이 되어가는, 하지만 분노와 슬픔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복합적인 캐릭터이다. 태인호는 영도의 고등학생 시절부터 성인까지의 역할은 물론, 회상 장면에서 등장하는 연쇄 살인마 아버지까지 1인 2역을 맡아 ‘괴물이 낳은 아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진짜 괴물 같은 연기를 펼쳤다.
태인호는 깊은 슬픔과 분노를 마음에 담아두고 사는 복합적인 캐릭터 영도 역할을 통해 내면 연기뿐만 아니라 조직원으로 활동하는 장면을 위한 액션 연기, 그리고 겨울 바다 입수 등 영화 <영도>에서 신체적, 정신적 연기 투혼을 펼쳐냈다. 또한 회상 장면 속, 영도의 아버지인 극악 무도한 연쇄 살인마 ‘유정업’의 등장 장면은 영화 전체를 좌우하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미생’에서 얄미운 상사 성대리 역에 캐스팅 될 때의 비하인드 처럼 – 선한 얼굴을 가지고 못된 짓을 하는 나쁜 상사 캐릭터 – 선한 얼굴의 태인호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모습 자체가 <영도>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영도>에서 그 동안의 다양한 작품 활동 중 가장 강렬한 역할로 극강 변신한 태인호는 약 10여년 간의 오랜 극단 생활 및 연기 활동을 통해 탄탄하게 다져진 연기 내공을 발산했다. 비운의 운명을 벗어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사회 환경 속에서 점점 거칠어져 가고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영도의 모습을 태인호는 오싹할 정도로 소름 끼치게 표현해내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현재 진행 중인 우리 사회의 이면을 다루다!
‘연쇄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파격적인 소재 다룬 문제작!
범죄자의 가족을 똑같이 범죄자로 보는 우리 사회의 이면 속에서 <영도>가 연쇄 살인마의 아들을 소재로 삼은 파격적인 문제작으로 영화팬들과 네티즌들의 관심을 집중 시키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일어나는 살인 사건은 1천여 건에 달한다. 최근 지역별 성범죄자 정보가 공개되는 ‘성범죄자알림e’ 서비스 등 범죄자들의 신상공개로 인해 범죄자 가족들에 대한 인권 문제가 다시금 대두되고 있는 중이다. 살인마의 가족, 남겨진 자녀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영도>는 부산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작은 섬 영도에서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연쇄 살인마의 아들 영도를 통해 바닥으로 떨어진 범죄자들의 남겨진 가족들의 인권 문제도 간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그 동안 범죄자나 피해자에 초점을 맞춰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나 그 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들은 많았지만 범죄자의 자녀들에 관한 이야기는 논외 대상이었다. 손승웅 감독은 범죄 사건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으로, 그리고 연쇄 살인마 유영철, 강호순 등이 자신의 자녀들을 끔찍하게 아꼈던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현재 그들의 자녀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손승웅 감독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아버지의 죄를 짊어져야만 하는 업보를 힘겹게 안고 살아가는 영도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며 ‘제대로 된 사회의 관심을 얻으면 그들도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영도>의 기획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영화 <영도>에서는 사람들의 매몰찬 시선과 편견 속에서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영도의 모습이 그려지지만 픽션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공감 가는, 마치 사회 이면을 낱낱이 파헤쳐버린 것 같은 모습은 영화가 끝나고도 깊은 여운을 전달해준다. <도가니> <한공주> <소원>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룬 영화들의 개봉 후 영화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들 만큼 큰 파장을 일으켰듯이, 최근 범죄자의 자녀들에 대한 인권이 또 다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영도>가 그들에게 작은 변화를 가져다 주게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아름다운 섬 영도, 느와르적 배경으로 다시 태어나다!
영도 섬에 사는 영도의 이야기를 그린 <영도>의 모든 촬영은 영도 섬에서 진행되었다. 오직 다리를 통해서만 세상과 연결되는 영도의 고립성이 범죄자의 아들로 태어나 연쇄 살인마 아버지의 그늘 속에서 분노와 슬픔으로 살아가는 영도의 모습과 잘 어울려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도는 대한민국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자 태종대, 동삼동 패총, 봉래선 등 천혜의 자연 환경과 전통 문화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섬이기도 하지만 과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피난민들이 가난과 배고픔을 참고 살아 남아야 했던 곳이기도 하다. 영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손승웅 감독은 영도의 진짜 모습을 가장 잘 알고 있었고, 40년이 넘은 영선 미니 아파트, 개발과 확장 속에서 옛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조선소와 선착장, 일본식 목조 건물, 복잡한 미로와도 같이 얽히고 설킨 달동네길과 산복 도로 등 알려지지 않은 영도의 신비한 공간들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아름다우면서도 때로는 기괴한, 새로운 느와르적 배경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캐스팅 비하인드, 부산 모여라!
부산 영도를 배경으로 한 만큼 관객들에게 리얼리티를 심어주기 위해 손승웅 감독은 주요 배우진 전체를 부산 지역 출신의 배우로 캐스팅했다. 태인호, 김근수, 이상희, 홍경준 등이 모두 부산 출신이다. 영화 속 사투리는 모두 배우들의 오리지널 사투리이다. 부산 출신의 배우들이지만 활동은 서울에서 하고 있어서 촬영 스케쥴 잡기가 쉽지 않았는데 모두 다른 일정 접어둔 채 부산에 모여 <영도> 촬영에 매진해주었다는 후문이다. K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개그콘서트와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활약한 홍경준의 경우 <영도>가 영화 데뷔작으로 영화 속에서 영도를 괴롭히는 사채 이사 역의 강렬한 씬스틸러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홍경준의 경우는 손승웅 감독과 경성대 연극영화과 동기로 <영도> 기획 초기 단계 때 영도 역할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었다. 2013년 부산영상위원회 ‘부산지역 영화제작 지원 사업’ 지원작으로 선정된 후 태인호가 합류하게 되었다.
태인호, 극한으로 몰아넣는 독한 연기 투혼!
태인호는 <영도>에서 겨울 바다 입수, 일부 편집이 되기는 했지만 전라 노출 연기 및 신체적, 정신적으로 자기 자신을 가혹하게 몰아내치는 연기 투혼을 펼쳤다. 특히 겨울 바다 입수 장면 관련해서 태인호는 정말 탈출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그 마음 자체도 영도 캐릭터 속에 담아서 연기했다며 가장 애착 가는 장면이라고 밝혔다. ‘선한 얼굴로 악역을 하면 재밌겠다’라는 컨셉으로 드라마 ‘미생’에서 악역을 연기했던 태인호는 실제 ‘태인호는 예쁘다’라는 뜻의 ‘태쁘’라는 애칭도 가지고 있는데 영화 <영도>에서는 슬픔, 분노 그리고 좌절 끝 희망의 모습까지 무거우면서도 입체적인 캐릭터 영도 역할을 위해 자기 자신을 독하게 몰아쳤다. 촬영 진행 시 항상 힘들고 예민한 상태로 지내면서 극 중 캐릭터에 100% 몰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 EXTRA ISSUE ]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변화, 그리고 치유를 바란 영화들
<도가니(SILENCED, 2011)> 연출 : 황동혁 감독 | 출연 : 공유, 정유미 외
2000년부터 약 5년간 광주 인화학교에서 청각 장애 학생들에게 벌어진 성폭력과 성폭행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 광주 인화학교 내 성폭행 사건에 연류 된 교장, 성폭력 가해자, 책임자들이 가벼운 처벌만을 받은 채 사건이 종결되었는데, 영화 <도가니> 개봉 이후 가해자들에 대한 재수사가 이루어졌다. 또한 영화가 흥행을 하고 사회적 이슈와 여론을 몰아가게 되어 전국 특수 학교 실태 조사가 시행되었고 그 결과 충남 천안의 한 특수학교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10대 여학생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은 이른 바 ‘천안판 도가니’ 사건의 교사가 징역 15년의 실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한공주(HAN GONG-JU, 2013)> 연출 : 이수진 감독 | 출연 : 천우희, 정인선 외
영화 <한공주>는 2004년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밀양시와 창원시 거주하는 일명 일진 모임에 의해 여중생들이 집단 성폭행, 구타, 공갈협박, 금품 갈취 등을 당했던 충격적인 사건을 소재로 했다. 실제 사건의 경우,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가해자 가족에게 협박을 받고, 수사 경찰관들의 폭언을 들어야 했다. 또한 일부 가해자들과 그 부모들의 뻔뻔한 태도가 네티즌들을 천인공노케 하기도 했다. 여경찰의 조사를 받고 싶다는 피해자의 요청은 묵살되었고,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신상 정보가 유출되는 등 잡음과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일부 피해자는 진술을 회피했으며, 울산의 첫 피해자는 자살시도를 하기도 했다. 가해자 및 공범자 110여명 중 3명에 대해서만 처벌이 진행되었다. <한공주> 개봉 후 끔찍했던 사건이 전국민적으로 공개되며, 사건이 다시 재조명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소원(HOPE, 2013)> 연출 : 이준익 감독 | 출연 : 설경구, 엄지원, 이레 외
영화 <소원>은 2008년 안산시 단원구의 한 교회 안의 화장실에서 조두순이 8세 여아를 강간 상해한 사건을 영화화했다. 성폭행을 넘은 거의 살인 미수급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러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당시 56세였던 범인 조두순은 나이가 많고, 술은 먹은 상태 즉 심신 미약이 참작되어 징역 12년 형을 선고 받는데 그쳤다. 영화 <소원>은 성폭력 사건 피해자인 ‘소원’이와 그의 가족들이 치유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연출을 맡았던 이준익 감독은 ‘큰 상처를 겪은 가족들이 고통의 터널을 지나 다시 일상을 되찾기까지의 진심 어린 가족의 태도와 주변 사람들의 열망 등을 고스란히 담은 영화’라고 밝혔다. 영화 <소원> 개봉 이후 네티즌 사이에서 ‘조두순 재처벌 청원 운동’이 벌어졌으며, 아직까지도 조두순이 형을 마치고 나온 후의 재범 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영도(SHADOW ISLAND, 2015)> 연출 : 손승웅 감독 | 출연 : 태인호, 김근수, 이상희, 홍경준 외
<영도>는 손승웅 감독이 희대의 연쇄 살인마였던 유영철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기획하게 된 작품이다. ‘대한민국을 경악케 만든 극악무도한 살인마의 남겨진 가족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의문점에서 시작해서 유영철, 강호순 등 범죄 관련 다큐나 자료들을 수집하고 레퍼런스 찾아가면서 완성된 작품이다. 실화를 모티브로 가상의 인물, 사건, 상황이 구성되었지만, 아버지가 성범죄자인 것이 공개되어 아들이 자살한 사건 등이 일어났던 것처럼 실제 국내 범죄자들의 자녀와 가족들이 영화 속의 영도처럼 신상 공개로 고통 받거나 혹은 원래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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