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Scenery, 2013
개봉 2013.12.12
장르 다큐멘터리등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96분
국가 한국
평점 ![star](https://cdn.udanax.org/star.png)
5.9
풍경 관련 영상클립
줄거리
“한국에서 꾼, 가장 기억나는 꿈은 무엇입니까?”
필리핀,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고향을 떠나 한국에 온 총 9개국, 14명의 이방인들 곁에 카메라가 잠시 머물러, 그들의 일터와 일상을 둘러싼 공간의 풍경을 담는다. 인천국제공항에서부터 서울 답십리의 부품상가, 이태원의 이슬람사원, 대림동의 조선족타운, 마장동 축산물시장, 안산의 목재공장, 염색공장 등까지. 그리고 그들에게 던져진 단 하나의 질문. 그들이 담담하게 들려주는 꿈 이야기들은 실제 그들이 속한 삶의 풍경 속에서 자연스레 뒤섞이고, 천천히 겹쳐지며 묘한 감응을 일으킨다.
리뷰
<망종>, <경계> 등의 극영화를 통해 디아스포라에 관한 사유를 개진해 온 장률 감독이 첫 다큐멘터리 <풍경>을 통해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담아냈다. 초점은 이주노동자들의 삶에 맞추어지지만, 무엇보다도 <풍경>은 우리로 하여금 익숙한 공간들을 낯선 감각으로 마주하도록 하는 그런 경험과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풍경>의 첫 문을 여는 공항과 도로는 물론이고, 도시의 익숙한 거리가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통해 관통되어 우리에게 다시금 그리고 다르게 돌아온다. 한편, 인터뷰 형식으로서의 ‘꿈’은 작품 내에서 또 다른 차원의 텍스트를 구성한다. 어떤 점에서 그것은 영상이 대상으로 하는 현실의 이미지를 초과하는 것이다. 이전의 인터뷰에서 장률 감독은 꿈에 대해 질문하고 말하는 그 언어가 이주노동자들의 고용주들에게나 그들 자신에게나 전혀 부담되지 않는, 소위 말해 안전한 언어였음을 암시했지만, 실제로 작품에서 꿈에 대한 발화는 결코 무난하지도, 안전하지도 않다. 그것은 꿈이라는 것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무엇일 수 없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노동 혹은 삶의 현장을 그토록 가까이에서 파고드는 만큼이나, 그들의 꿈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꿈에 대한 그들의 지각은 현실의 풍경만큼이나 선명하고 섬세하다. 꿈이 영화를 구성하기 위한 가장 좋은 우회로였다고 한다면 바로 이런 점에서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제11회 EBS국제다큐영화제/임세현)
영화는 꿈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고향에 계신 아픈 어머니가 보인다는 동티모르의 아이구스티노, 한국 사람들에게 고향 관광을 시켜주다 잠에서 깼다는 스리랑카의 타실라, 로또에 당첨되어 한국 관광을 다니는 꿈을 꾼 필립 곤잘레스…. 이렇게 영화는 한국 사회에서 이주 노동자들의 공간에 다가가 그 풍경을 담아낸다. 장률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디아스포라에 대한 그의 주제의식을 담아내고 있다. 부유하는 인생을 가만히 지켜보는 카메라. 그래서 일까? 여느 이주 노동자를 다룬 영화와 다르게 <풍경>은 카메라에 담은 10명 남짓의 이주 노동자들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들 개개인의 이름을 호명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가서는 이들이 달려가는 가쁜 숨을 함께 느끼게 한다. 강남역 거리에서부터 질주하는 이 카메라는 외딴 골목길에서 멈추어 선다. 그리고 가뿐 숨을 내쉬며 주저앉아 하늘을 본다. 마치 한국에서 고향을 바라보듯이.
(홍효숙/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서울의 특정 지역과 거리에서 이방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들의 옷차림, 자세, 표정에서 그들이 힘든 하루를 견뎌내는 노동자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들은 말없이 오고, 또 말없이 간다. 이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당신의 무심결 한 눈길, 혹은 당신의 주의 깊은 관심 아래 그들은 하나의 풍경이 된다. 이 풍경들이 천천히 깊은 각인으로 새겨질 때, 나의 카메라는 바쁜 걸음을 옮기는 이방인들에게 더욱더 다가갈 수밖에 없다. 나 또한 이방인이므로. 누구인들 이방인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2013년 1월 7일, 서울에서.
“많은 시간, 사람들은 서로에게 풍경으로 존재한다. 이 냉막함은, 때론 당신에게 어떤 감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풍경은 여전하나, 감동은 서서히 변한다.” 경계에 선 인간을 조명해온 시네아스트 장률의 첫 다큐멘터리.
(2013년 14회 전주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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