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011.02.24 장르 시대극 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1분 국가 한국 평점 6.1 조회수 오늘 0명, 총 0명
혈투 관련 영상클립
줄거리
광해군 11년, 만주벌판
명나라의 강압으로 청나라와의 전쟁에 파병된 조선군
치열한 전투 속에서 군장 헌명(박희순 분)이 이끄는 좌군은 처절하게 대패한다.
부상을 입은 부장이자 오랜 친구인 도영(진구 분)을 부축하고 눈보라 속을 헤매던 헌명은
눈 덮인 만주벌판 한가운데 객잔을 발견한다.
적진 한가운데 고립된 3인의 조선군
전쟁 통에 아수라장이 된 객잔 안, 인기척에 놀라 칼을 빼든 헌명과 도영은
전투가 끝나기도 전에 전장에서 몰래 도망친 또 다른 조선군 두수(고창석 분)를 만난다.
거칠게 휘몰아치는 강풍과 눈보라, 세 남자는 적진 한복판에 완벽하게 고립된다.
적군보다 무서운 아군을 만났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청군. 숨소리조차 낼 수 없는 객잔 안.
그러나, 그들을 더욱 옥죄어 오는 것은 서로를 향한 살의의 기운이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내뱉었던 한 마디 말로 헌명과 도영 사이의 엇갈린 과거가 드러나고,
서로의 본심을 눈치챈 것인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둘 사이에서
행여 탈영한 자신을 알아볼까, 누구 편을 들까 노심초사 하는 두수.
각자의 손에 장검, 단도, 도끼를 움켜쥔 채 헌명, 도영, 두수의 시선이 부딪히고,
폭풍전야의 고요함 속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혈투의 순간이 다가오는데…
친구와 적, 누가! 누구를! 먼저 칠 것인가.
2011년 2월. 비밀이 밝혀질수록 혈투는 뜨거워진다!
[ 출정 : 서론 ]
당쟁과 외압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조선 광해군 11년.
명나라의 강압으로 청나라와의 전쟁에 파병된 조선군은 치열한 전투 끝에 대패하고
살아남아 도망친 세 명의 조선군
헌명, 도영, 두수는
적진 한 가운데 객잔에 고립된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적군보다 더한 살기로 서로를 바라보는 세 남자……
밖으로는 좁혀오는 청군의 추격.
안으로는 적군보다 더 무서운 아군의 위협.
역사를 거스르고
우정을 뒤엎고
운명을 바꾸고자 했던
진짜 혈투가 시작된다!
[ 핫이슈 ]
一. <혈투>, 새로운 사극의 진보!
한복이 아닌 전투복
당파싸움이 아닌 원정 파병 출정
조선 궁궐이 아닌 만주 벌판
영웅이 아닌 개인
적이 아닌 벗과의 대결
승패가 아닌 생사가 걸린 혈투!
조선시대가 배경이지만 조선이 아닌 만주의 치열한 전장에서 시작되는 <혈투>는 궁을 벗어나면서 우아함과 점잖음을 과감하게 버린다. 조선을 구하기 위한 영웅들의 전쟁이나 대의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대결이 아닌 덫에 빠진 세 남자의 혈투 속으로 온전히 돌진하는 영화. 그만큼 <혈투>는 더 도발적이고 강렬한 폭발력을 갖는다.
치열한 전쟁터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두 남자, 헌명과 도영은 형제나 다름없는 벗이다. 권력다툼에 내몰려 함께 출정한 전투에서 패하고 허무하게 얼어 죽을 신세가 된 둘은 죽음의 문턱에서 한마디 말을 내뱉지만, 이내 만주 벌판 한 가운데 객잔을 발견한다. 여기에 명령을 어기고 전장을 도망친 천민 출신의 두수까지 합세하면서 세 남자의 운명은 완전히 역전된다. 서로의 이야기를 들었을지, 혹시 탈영한 자신을 알아볼지, 적군보다 더 무서운 아군끼리의 만남이라는 첫 번째 덫에 빠진 것이다.
누가, 누구를 먼저 칠 것인지 일촉즉발의 긴장이 극에 달하면 청군의 추격이 이어지고, 세 남자는 외부의 적과 내부의 적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두 번째 덫에 빠진다.
그리고 팽팽한 세 남자의 삼각구도 속에 이제는 누가, 누구와 편을 이뤄 연대하고, 어떻게 힘의 균형을 무너뜨려 우위를 점할 지 대치하게 되는 세 번째 덫까지. 숨막히는 혈투의 순간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현재의 혈투는 갈수록 피 말리는 극단의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혈투가 시작될 수 밖에 없었던 각자의 과거가 시간의 역순으로 하나씩 하나씩 드러나는 구성의 묘미가 가미된 새로운 형식미로 신선한 충격과 긴박감을 더한다. 이렇게 세 남자의 거대한 숙명이 드러나는 최후의 순간까지, 비밀이 밝혀질수록 혈투는 점점 더 뜨거워진다.
적군의 추격 속 아군의 위협이 무게를 더하고, 적진 한가운데서 적이 아닌 친구와 싸우게 되는 <혈투>만의 아이러니는 때론 살기 위해 협력하고, 때론 죽일 듯이 적이 되어버리는 딜레마 속에서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끝을 향해 달린다.
그 어떤 사극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혈투>의 진일보한 영화적 재미와 깊이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스타일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형식미를 뛰어넘어 대한민국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할 것이다.
二. 충무로의 블루칩, 시나리오 작가 ‘박훈정’의 감독 데뷔작!
“적어도 보는 동안은 생각의 틈을 주고 싶지 않다.
시작해서 정신 없이 빠져들어 화면만을 쫓다 보면 어느덧 끝을 알리고 있는 그런 작품...
그러나 그 여운은 길게 남아, 돌아섰을 때 두고두고 생각할 여지가 생기는 그런 작품을 만들고 싶다.
두고 두고 곱씹을 수 있고, 보면 볼수록, 혹은 생각하면 할수록
또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이고자 한다.”
유명 시나리오 작가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김대우’(음란서생), 2008년 국내외 영화제를 휩쓴 ‘나홍진’(추격자), 데뷔작으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호재’(작전) 등 뛰어난 신인 감독을 배출해 온 영화사 비단길의 2011년 히든 카드는 바로 ‘박훈정’ 감독이다.
무엇보다 탄탄한 시나리오에서 기대감을 높이며 출발한 <혈투>는 지난해 두 편의 영화 크레딧에 동시에 이름을 올린 남다른 이력으로 충무로 최고 블루칩으로 떠오른 박훈정 시나리오 작가가 직접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은 작품이다.
박훈정 감독이 각본을 맡은 두 작품, 지난해 여름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최고의 화제작 <악마를 보았다>에 이어 류승완 감독,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이 주연한 범죄스릴러액션 <부당거래>를 통해 탄탄한 시나리오와 새로운 캐릭터로 주목받은 가운데 <혈투>는 앞선 두 작품과는 전혀 다른 색깔로 눈길을 끈다. 시대극이면서 동시에 현대적 감각을 잃지 않는 스피디한 전개와 액션 씬, 그리고 적군 사이에서 아군, 친구와 대치한다는 독특한 설정까지 더해 <혈투>는 시나리오 단계부터 영화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었다.
, 인물간의 팽팽한 대립구조와 빈틈없는 서스펜스 스릴은 이제껏 본 적 없는 현대적인 호흡의 사극을 탄생시킬 예정이다.
‘반드시 돌아가야 하는 세 남자, 그러나 그들은 결코 함께 할 순 없다. 무사히 살아 돌아가기 위해서는 서로를 죽여야만 하는 그들. 그렇게 시작된 세 남자의 처절한 싸움은 각각의 부상으로 어느 누구도 상대를 완전히 제압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끝끝내 극한으로 치닫는다…’
단 세 문장에서 출발한 <혈투>에서 박훈정 감독은 극한의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성을 통해 정치와 권력에 대한 욕망, 우정과 사랑이라는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이 얽히는 상황들을 ‘적진 한가운데 고립된 세 인물 군상과 그들을 둘러싼 역사의 소용돌이’에 빗대어 절묘하게 담아내고 있다. 특히, 서사구조의 강한 응집력과 매력적인 인물묘사, 리듬감 있는 편집과 강렬한 영상미, 그리고 남성적이고 리얼한 액션은 더욱 호소력 짙게 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와 신예라고는 믿기 힘든 연출력이 결합된 웰메이드 사극 <혈투>로 박훈정 감독은 2011년 관객들의 뇌리에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것이다.
三. <추격자> 제작사의 2011년 가장 새롭고, 스릴 넘치는 사극 !
2006 <음란서생>
2008 <추격자>
2009 <작전>
그리고
2011 <혈투>
2006년 고전적인 사극에 ‘음란함’이란 파격적인 설정과 화려한 프로덕션 디자인, 현대적 감각의 유머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흥행,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비롯하여 다수의 상을 수상한 <음란서생>, 2008년 대한민국 스릴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며 김윤석, 하정우의 탑배우 등극과 나홍진이라는 걸출한 신인감독을 배출, 백상예술대상, 대종상, 대한민국영화대상 등 국내외 영화제에서 각광받으며 그 해 작품상과 신인감독상을 휩쓴 <추격자>, 2009년 주식을 둘러싼 사기극을 통해 금융스릴러라는 대한민국 최초의 장르와 새로운 영화적 소재를 확장시키며 역시 백상예술대상, 대종상 등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작전>.
공통점을 찾기 힘든 전혀 다른 장르와 스타일의 세 작품에는 한가지 연결고리가 있다. 모두 영화사 비단길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재능 넘치는 신인감독과 신선한 소재의 발굴 그리고 흥행까지 일궈냈던 이들 작품에 이어 2011년 상반기 영화사 비단길이 또 한번의 도전적인 사극 <혈투>를 내놓는다.
<혈투>는 광해군 11년,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대패하고 적진 한 가운데 고립된 3인의 조선군이 적이 아닌 서로를 겨눈 채 끝장을 향한 혈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기존 시대극이 주를 이뤘던 화려한 볼거리에만 치중하기 보다 <혈투>는 인간의 내면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 내부자의 혈투, 전쟁의 혈투, 그리고 이 모든 혈투의 뒤에 감춰졌던 조선의 혈투를 펼쳐내면서 점차 스케일을 확대시킨다. 사극의 볼거리뿐만 아니라 친숙한 장르 요소들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함으로써 깊은 사고를 불러 일으킴과 동시에 긴장감 넘치는 스릴을 선사할 <혈투>로 2011년, 현재의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공감 어린 시대극을 탄생시키고자 한다.
강압에 의한 청과의 파병 전투라는 도발적인 시작, 친구와 적이 동시에 대치하는 상황, 서로를 죽여야 하는 그들의 숨겨진 동기, 그리고 끝을 향해 달려가는 원초적인 혈투는 마치 현대극을 보는 듯한 빠른 전개로 관객들에게 최고의 몰입감과 함께 색다른 영화적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또한 절체절명의 순간, 극한의 대결로 내몰린 인물들을 통해 지금 이순간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어딘가에서 끊임없는 혈투를 벌이고 있는 우리시대의 자화상을 담고 있다. 때론 협력하고 때론 대립하는 적나라한 인간관계의 묘사는 경쟁에 내몰린 현대인의 모습과 흥미로운 유사성을 이루고, 순간순간 뜻밖에 터지는 유머는 긴장감 속에 여유를 불어넣기에 충분한 감각을 발현해줄 것이다.
영화사 비단길의 네 번째 작품이자, 네 번째 신인감독과 함께 탄생된 <혈투>는 2011년 2월에 만날 수 있다.
[ 프로덕션 노트 ]
一. 공간 속에 캐릭터와 시대의 감성을 담아라!
하나. 칼 바람과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만주벌판.
<혈투>의 주요한 지리적 배경은 조선과 명나라의 국경 근처, 만주벌판 한 가운데 자리한 객잔이다. 조선을 지척에 두고도 청군의 추격과 매서운 추위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도, 안에 머무를 수도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는 주무대이면서, 적과 동지 모두를 향한 살벌한 기운과 뜨거운 분노를 담아내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장소이다. 과거 상인들의 숙박시설이자 무역거래의 휴게소 역할을 했던 객잔은 규모 역시 남다른 위용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라져버린 그 곳, 더구나 푸른 잎이 돋는 봄에 촬영에 돌입한 <혈투>는 오픈 세트가 아닌 실내 세트에서 한 겨울의 만주벌판 속 대규모 객잔의 모습을 탄생시켰다.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을 할 수 있도록 사실감을 부여하는 것이 프로덕션 디자인의 관건. 탑라이트와 스모그 등으로 조성된 한겨울 분위기에 얼어붙은 나무 결에서 느껴지는 한기, 꽁꽁 언 실내의 차가운 공기가 느껴질 수 있도록 세세한 세팅 작업은 필수였다. 또한 지상 2층, 지하 1층의 객잔 내부는 부서진 문과 탁자, 버려진 무기를 비롯해 온갖 물건들과 시체까지 즐비한 전쟁의 흔적을 생생히 표현하기 위해 100여 점에 이르는 소품들이 쓰이기도 했다.
이로써 <혈투>는 객잔에 각 캐릭터의 감성과 시대의 느낌이 투영된 황량함과 쓸쓸함, 분노와 슬픔을 담아내며 ‘객잔’이란 공간을 존재할 것 같으면서도 존재할 것 같지 않은, 리얼함과 기묘함이 공존하는 새로운 영화적 공간으로 창조해냈다. <혈투>의 ‘객잔’은 관객들이 마치 함께 숨쉬는 공간처럼 긴장의 고조를 만끽하게 하는 영화 속 또 하나의 캐릭터다.
둘. 벚꽃 잎이 흩날리고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는 조선 땅.
만주벌판 객잔에서의 거친 감성과는 반대로 조선 땅은 각 인물들의 소중했던, 잊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자리한 곳이었기에 따스함이 가득해야 했다. 이상적일 정도로 평온하고 아름다운 산천과 고즈넉한 정자 등 <혈투>의 로케이션 촬영지는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준다. 상반되는 감성을 보다 극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온 스텝들이 전국각지를 돌아다닌 끝에 발견한 명소들이다. 전라북도 고창, 강원도 횡성, 충청남도 부여, 경기도 팔현 등 전국방방곡곡에서 이루어진 촬영으로 이동만으로도 쉽진 않았지만, 그렇기에 <혈투>의 감성을 더욱 극대화 할 수 있었던 최적의 장소들이었다.
극한의 상황에서 대치하며 혈투를 벌이는 객잔의 모습과 너무도 아름다웠지만 예견된 파국이 시작되는 조선의 모습이 교차하면서 긴장과 이완을 오가는 <혈투>는 헌명과 도영, 두수가 느끼는 현재의 갈등과 과거의 아련함을 더 강렬하게 이입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二 . 도발적인 몸짓과 리얼한 감정의 새로운 합, 원초적 액션 혈투
특수공작원, 국정원 요원의 크고 화려한 액션이 아니다. 전장에서 펼쳐지는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적과 동지를 향한 살의를 품은 치열한 몸짓이다.
<혈투>의 주인공들은 캐릭터를 드러내는 각자의 무기와 하나씩의 부상을 안고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인다.
무인의 카리스마를 품은 헌명의 장검과 효율적이면서 기습적인 공격을 펼치는 도영의 단검, 잽싸진 않더라도 강한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두수의 도끼가 서로 부딪히는 순간, 아름다움은 사라지고 치열함은 배가 된다. 더구나 각기 눈과 다리, 손에 하나씩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넘어지고 쓰러져 가면서 벌이는 액션은 그간의 작품 속에서 보아오던 화려한 기교로 가득한 액션이라기보다는 보는 이로 하여금 생존본능이라는 원초적인 감성을 자극하며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앞이 잘 보이지 않고, 잘 걸을 수 없고,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에서 상대방을 쓰러트려야 내가 살 수 있다면 이제는 정말 온 몸으로, 온갖 것을 동원하여 싸울 수 밖에 없는 <혈투>는 그야말로 본능적인 Dog Fight를 스크린 가득 선보인다.
영화 속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서 <혈투>의 주역들은 크랭크인 3개월 전부터 무술연습에 돌입했다. 하지만 리얼함을 바탕으로 합을 맞춘다 하더라도 배우들이 연기에 몰입하는 순간, 인물들의 격한 감정이 그대로 액션에 표출되어 현장에서 다시 조정하는 과정이 되풀이 되었다. 촬영의 시작부터 끝까지 무술연습은 현장에서도 끊임없이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작된 촬영에서는 한 장면을 찍을 때마다, 극에 몰입할수록 더욱 격해지는 몸싸움에 결국 배우들이 탈진해 쓰러지기도 했지만 그렇기에 더 실감나는 장면이 탄생할 수 있었다.
혈투는 거칠다. 제각각이다. 하지만 보고 있자니 인물들이 지금 어떤 감정인지가 느껴진다. 안타까움과 분노가 뒤섞인, 슬픔과 광기가 어린 그들의 몸짓. 그것이 <혈투> 속 액션이 깊은 인상을 남기는 요인이다.
三. 대비를 이루는 빛과 사람을 담은 카메라, 그리고 리얼리티 속 유니크한 의상
<혈투>에는 과거와 현재의 대비가 존재한다. 상반되는 톤&무드, 인물의 감성과 전장에서의 거친 느낌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빛과 촬영, 의상 모든 영역의 어울림 속에서 <혈투>의 무드가 탄생되었다.
시점에 따라, 장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제각각 변하는 인물의 감성을 대변하는 듯한 비주얼을 담아 낸 김영호 촬영감독. <해운대> <하모니> 등 작품의 규모와 장르를 불문하고 그 안의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드라마의 힘을 느끼도록 하는데 주력했던 그가 <혈투>에서는 특히 DP 시스템(Director of Photography : 촬영과 조명을 촬영감독이 책임지고 디자인하고, 촬영 오퍼레이터와 조명 개퍼가 촬영감독의 지휘 하에 조명을 세팅하는 시스템. 할리우드에서 보편적으로 시행되는 방식)을 도입, 상반되는 감성들을 담아내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이며 작업에 매진했다.
극 중 현재의 밑바닥 상황에 닥친 처절한 마음을 나타내듯, 마치 벌판에 홀로 서 있는 듯한 그레이 톤의 건조한 느낌이 전장에 고립된 세 명의 조선군에게 감돈다. 그러나 과거, 조선에서의 이들 모습에는 화려한 색감과 부드러움이 감돈다. 이렇듯 <혈투>의 빛은 쓸쓸함과 따뜻함이란 대비되는 주된 감성을 담아내었다.
촬영에 있어서는 유독 인물의 호흡과 눈빛이 스크린 가득 잡힌다. 현재 인물들의 심정처럼 불안하게 흔들리는 카메라는 정적이고 안정적인 구도의 과거 장면과 확실한 대비를 이루면서 인물들의 불안함과 평온함을 관객들이 쉽게 받아들이고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낸다. 또한 사투를 벌이는 액션장면에서 망원렌즈를 쓰는 여느 작품들과는 달리 근접촬영을 통해 옆에서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전달했다. 근접촬영 때문에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뒤엉키며 촬영을 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실감나는 장면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기존의 화려한 전통의상이 등장했던 여느 사극과는 달리 <혈투>의 주인공들은 전쟁에 출정한 치열했던 모습 그대로 군복 한 벌이 중심이 되어 촬영을 했다. 이미 다수의 사극을 통해 그 능력을 발휘했던 정경희 디자이너는 <혈투>에서는 고증에 따른 조선시대 군복 재현에 힘씀과 동시에 헌명, 도영, 두수의 캐릭터를 담아낸 독특한 의상을 탄생시킨다. 그녀에게 주어진 과제는 결코 쉽지 않았다. 군복인 만큼 탄탄해 보이면서도 날렵한 움직임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해야 했고, 무엇보다 중점을 둔 것은 혈투의 과정과 강도, 시간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하는 것. 계속되는 싸움에 찢어지고 떨어져 나가고, 뜯기는 등 극의 흐름에 따라 의상 역시 같은 옷을 시간의 흐름에 맞춰 여러 벌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노력했다. 또한 공간, 조명 등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의상은 거친 무채색의 톤을, 과거의 의상은 좀 더 다채로운 색감을 살리는 것으로 대비감을 살려 조화를 이룬 <혈투>만의 룩(look)을 완성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