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는 칠레 출신의 젊은 감독 세바스찬 실바의 두 번째 장편영화로, 2009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시네마부문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으며, 그 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세바스찬 실바는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래퍼를 겸업하는 다재다능한 감독이다. 그는 상류층 집안의 가정부로 오랫동안 일해왔던 한 중년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 실바 감독 자신의 가족들이 생활하는 집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아 관찰자로서의 경험에 근거하여 시나리오를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현실감이 살아있는 이야기와 생활 연기가 어우러진 영화로, 수많은 세계영화제를 통해 선보임으로써 칠레 영화의 위상을 한 차원 높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카메라는 표정 없는 무뚝뚝한 라켈의 얼굴을 시종일관 비춘다. 그녀의 백지 같은 얼굴에서 관객 각자는 어떤 인상을 그려 넣게 될 것이다. 그녀가 매우 단순한 일상 속에서도 수십 가지의 감정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 세밀하게 카메라에 포착되어, 표면적으로는 단순해 보이는 플롯이 복잡하게 여겨질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침실, 부엌, 서재, 거실, 정원으로 이어지는 한정된 공간 한 복판에 들어가 가족의 구성원이 된 듯한 착시효과로 인해 영화적 정서는 우리에게 더욱 밀도 있게 다가온다. 호감을 주기 힘든 중년 여성 라켈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영화에서 공개되지 않지만,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그녀의 지난한 인생을 상상케 하는 단서들이 영화에는 풍부하다. 따라서 영화의 여백으로부터 이야기가 채색되고 캐릭터에의 공감이 이루어지며, 나아가 계급 차이로 상징되는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영화 심층으로부터 울려 나온다.

영화를 지켜보는 동안 유머러스함과 쓸쓸함이 교묘하게 교차하면서 영화 감상의 재미를 주고, 마지막에서 완전히 달라진 라켈의 변화된 모습을 지켜보는 데서 행복감이 밀려온다. 그러면서 영화는 작지만 소중한 교훈을 전달한다.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된다는 것’. 계급 갈등과 성적 긴장감으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적으로 반영했던 우리영화 <하녀>와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즐거운 감상이 될 것이다. 칠레영화 <하녀>는 훨씬 소박하지만 더 현실적이고 따뜻하며 섬세하다. 올해 선댄스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크리스털 페어리>라는 신작으로 또 한 번의 성공을 예감케 하는 세바스찬 실바 감독은 분명히 기억해야 할 칠레 영화계의 미래다.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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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없는 마음은 내놓을 수 없다.
  
  마음이 끓는 온도는 모두 다 다르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저마다의 사랑의 온도를 
  청각과 시각으로 보여주고 후각으로 오래
  기억되길 바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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