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2008
개봉 2008.11.06
장르 다큐멘터리등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96분
국가 한국
평점 9.5
길 관련 영상클립
줄거리
등반은 발로 오르는게 아니라 하나된 가슴으로 오르는 것이다…
이제부터,
그들의 휴먼스토리가 시작된다!
2007년 4월 18일, 도전의 시작!
77대원들은 먼저 베이스캠프로 출발했다. 그들은 텡보체의 추모탑과 20주년 기념비에 들렀다가 남서벽 원정대와 합류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다. 20~30대가 주축인 남서벽 원정대는 비행기가 회항을 하고 짐을 나를 야크와 포터가 없어 쩔쩔매는 등 초반부터 애를 먹는 가운데 77대원들과 합류, 에베레스트에 오르기 전 가슴 따뜻한 시간을 나눈다.
드디어 등반이 시작된 4월 18일, 전쟁은 시작됐다. 남서벽은 역시 험난한 거벽이었다. 체력과 경험에 관한 대원 한 명 한 명 뛰어난 클라이머였지만 등반을 마치고 캠프로 내려설 때면 하루 사이에 몇 년 늙은 것처럼 피폐해졌다. 그래도 이들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한 발 한 발 오른다는 데에서 희열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겁을 먹은 셰르파들이 등반을 거부하고, 이로 인해 식량과 장비수송에 차질이 생기면서 정찬일 대원이 고소증을 겪는 등 하나 둘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런 가운데 5월 8일 어버이날이 밝았다. 박영석 대장은 대원들이 부모님들과 통화할 수 있도록 인공위성전화기를 건네주고, 대원들은 무표정이지만 금세 눈물이 터져나올 듯한 분위기로 자신들의 안부를 전한다.
등반 27일째 5월 15일, “오늘 몇 시간 걸은거냐?” “10시간”
셰르파들이 오르지 못하자 20kg에 육박하는 짐을 지고 해발 8,000m를 등반해야 하는 대원들은 한걸음 내딛는 것조차 힘들게 된다. 설상가상 기상악화로 강풍이 몰아치고 텐트들이 날아가는 비상사태가 발생된다. 다행이 남은 한 개의 텐트에서 재정비를 마친 원정대는, 드디어 정상공격의 15일 아침을 맞는다.
어스름한 새벽녘, 전기도 끊긴 텐트 안에서 헤드랜턴 불빛에 식사를 마친 오희준, 이현조 대원은 칠흑 같은 어둠을 헤치고 남서벽으로 출발한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길을 쫓는 그들은 코스 중간, 마지막 등반을 앞두고 좁은 텐트 안에서 짧은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이것이 두 사람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목소리이자 마지막 모습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 Prologue… ]
8,000미터를 오른다는 것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우는 일이기도 하고,
다리를 놓는 일이기도 합니다.
어떤 이들은 모험이라고 하고
어떤 이들은 무모하다고 말합니다.
삶이란
본시 예약된 죽음의 다른 형태입니다.
하지만, 죽음은 언제나 뜻밖입니다.
여기,
죽음을 살아내고자 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희준, 이현조 대원의 명복을 빕니다...
[ ABOUT ‘THE WAY’ ]
1. 에베레스트 등정 30주년 기념, 후배들의 헌정 등반!
산악인들의 도전 정신과 역사성에 대한 고찰!
1977년 9월 15일은 고상돈 대원을 비롯한 ’77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세계에서 8번째로 에베레스트 정상(8,848m)을 밟은 역사적인 날이다. 고상돈 대원은 해발 8,848m 높이의 정상에서 만세를 부르고 무전을 통해 “여기는 정상, 더 이상 오를데가 없다”고 감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당시 유신 말기의 암운을 뚫고 날아든 이 낭보는 국민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을 되살려 준 큰 선물이었다고 한다. 영화 <길>은 그로부터 정확히 30년이 지난 2007년, 그들이 태극기를 꽂았던 그 곳에 이젠 ‘코리안 루트’라는 이름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 더불어 오늘날 대한민국이 산악강국이 될 수 있었던 밑거름에 이들의 피와 땀이 있었음을 알리고자 한다.
2. 박영석 사단이 세계의 지붕에 ‘코리안 루트’를 아로새긴다!
세계 최대의 난코스,
15년간의 꿈이 실현될 터!
국가대표급 산악인이자 탐험가인 박영석 대장이 에베레스트 남서벽 ‘코리안 루트’ 개척에 나선다. 에베레스트의 남서벽은 워낙 가파르기 때문에 세계 최대의 난코스로 알려져 있으며, 1975년 영국과 러시아 원정대가 뚫은 단 두 개의 루트만 존재한다. 이곳에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코리안 루트’를 개척한다는 것은 실로 기적에 가까운 일로, 박영석 대장의 지난 15년간 꿈이기도 하다. 박영석 대장은 “남서벽에 새로운 길을 내고, 또 산을 횡단 등반하는 것은 에베레스트에 처음 오를 때부터의 꿈이었다”고 밝힐 정도로 이번 도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편, 박대장과 함께 원정 등반대에 오른 이른바 ‘박영석 사단’은, 오랜 시간 그와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젊고 유능한 정예 산악인들로 구성이 되었다. 박대장의 베링해협 횡단에 동참했던 오희준 부대장은 히말라야 8,000m 급 봉우리 14개 중 10개를 오른 주목받는 산악인이다. 박대장과 북극점과 남극점을 비롯해 히말라야를 수없이 함께 등반했다. 이현조 대원은 2005년 낭가파르바트 루팔벽에서 100일의 사투 끝에 정상에 섰던 주인공이다. 이대원의 8,000m 급 암벽 등반 경험이 이번 원정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이재용 대원은 한국 클라이밍계의 대표주자다. 아시안 X-게임 3연패, 아시안 슈퍼스타 익스트림 게임 2연패 등 세계적인 암벽 등반가다. 이형모 대원은 지난해 에베레스트 등반 경험이 있고, 정찬일 대원은 로체샤르를 등반하고 박영석 대장과 북극점을 함께 밟았다. 김영미 대원은 홍일점이자 원정대의 막내로 7대륙의 최고봉 중에서 5개를 등반했고 이제 에베레스트와 킬리만자로를 겨누고 있다.
3. 왜 ‘에베레스트’인가?
한국만 64팀 600명 도전, 95명 정상에!
산악인의 꿈, 에베레스트!
요즘 에베레스트는 ‘상업등반’의 시대다. 많은 시간과 비용, 복잡한 절차와 고통을 줄여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 가이드를 앞세우고, 셰르파가 짐을 운반하며, 미리 설치된 고정 로프와 산소마스크로 과거보다 쉽게 오른다. 재작년엔 제트엔진을 단 헬기 유로콥터(Eurocopter)가 에베레스트 정상에 착륙했고, 곧 관광상품화 될 예정이다. 히말라야의 돌 하나, 눈 한 번 밟지 않고 정상에 서는 것이다. 하지만 에베레스트 초등 루트 15곳 가운데 한국인이 시도하지 않은 루트가 9곳에 이르고, 등반자를 낸 루트는 5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소수 루트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 세계적인 추세와는 다르다. 1953년 영국팀의 초등 루트이자 1977년 한국팀의 초등 루트인 남동릉이 대표적이다. 한국은 총 30개 팀이 남동릉에 도전해 동계등반, 무산소등반, 실버원정대 등 20개 팀이 성공했다. 이 밖에 영국과 중국의 12차례에 걸친 경쟁적 시도 끝에 1960년 중국이 겨우 성공한 티베트쪽 북릉~북동릉은 한국에서는 1993년 허영호 대장과 셰르파 나티가 오른 후 20개 원정대가 도전해 17개 팀이 성공했다. 1975년 영국팀이 초등한 남서벽은 한국에서 8개 팀이 도전했으나 여섯 차례의 실패를 거쳐 1995년 1개 팀만 성공할 수 있었다.
이처럼 에베레스트는 산악인들의 영원한 꿈이자 정상이다. 그곳에 오른다는 것은 꿈을 실현시킨다는 의미이며, 더구나 누구도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것은 도전 정신을 떠나 경이롭고 숭고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4. 30년 선후배 산악인의 아름다운 동행!
이번 원정은 30년 선후배 산악인이 함께 했다. 모두 70세, 80세가 넘은 노년에 접어든 ’77 에베레스트 원정대’ 11명은 30년만에 에베레스트를 다시 찾아, 1997년 탕보체에 세워진 한국 에베레스트 등반 20주년 기념비를 방문하고, 베이스캠프까지 같이 오르는 뜻깊은 시간을 함께 했다. 비록 정상의 그곳까지 함께 오르지는 못하지만, 1977년 등반 당시 모든 것이 부족하고 열악했던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등반을 성공해낸 77원정대의 정신만큼은 혈기 왕성한 헌정 원정대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 b>5. 네티즌의 이어지는 발걸음!
2007년 등반 당시 모든 과정은 인터넷으로 생중계가 예정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들의 등반 기록들은 블로그를 통해 알려졌는데, 불의의 사고소식이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져 현재 8만여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블로그를 다녀간 상태다. 네티즌들은 중고등학교 학생들부터 나이 지긋한 산악인들까지 다양했는데 두 산악영웅의 죽음을 매우 안타까워하며 그들의 도전 정신에 깊은 박수를 보냈다.
[ 마지막 등반일지 ]
이제, 승부수를 던지려 한다.
박대장이 결정하고 우리는 따르기만 하면 된다…
날씨가 쾌청하다. 어제 하루를 더 쉬어서인지 이형모 대원의 움직임이 씩씩하다. 오늘부터 4~5일 사이가 정상 공격의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 오늘 최종적으로 결정된 “2007 Park’s 에베레스트 남서벽 원정대”의 공격 일정과 운행 계획을 적는다.
5월 13일 이형모 대원과 셀파 2명, 캠프2에서 캠프3로 출발.
5월 14일 이형모 대원과 셀파 2명, 캠프3를 출발, 캠프4 구축
캠프5 구축을 위한 교두보 확보 (끌루와르까지 길 확보 및 루트 정찰)
5월 15일 캠프2에서 오희준 등반 대장과 이현조 대원 캠프4로 출발
캠프4에서 이형모 대원과 셀파 2명, 캠프5 루트 개척
캠프4에서 셀파 1명, 캠프2로 귀환
5월 16일 박영석 대장과 셀파 1명, 캠프4로 출발
오희준 등반 대장, 이현조 대원, 이형모 대원, 셀파 2명, 캠프5 구축
5월 17일 오희준 등반 대장, 이현조 대원, 이형모 대원 캠프5를 출발 1차 정상 공격
5월 18일 박영석 대장 캠프4를 출발, 2차 정상 공격
이 모든 일정이 하나의 톱니 바퀴처럼 돌아가야 한다. 짧은 일정과 적은 대원 수이기에 하나의 빈틈도 용납이 되지 않는다. 나의 실수가 원정을 끝마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캠프 2에서 박대장이 하나 하나 점검하고 확인, 지시하지 않는다면 모든 게 불안한 상황이다. 16일까지 모든 일정을 잘 소화한 후에, 박대장은 정상 공격을 시도한다.
그동안의 일지를 보아서 아시겠지만, 현재 우리 원정대는 다른 원정대에 비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캠프 2에 있는 많은 외국 원정대는 저희 원정대를 아주 유심히 보고 있다. 왜냐하면 첫째, 30여개의 원정대중 유일한 신루트 및 남서벽 루트 원정대이고. 둘째, 대원 4명, 셀파 4명으로 남서벽에 도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눈에는 사뭇 무모해 보일 지 몰라도 차근 차근 캠프가 세워지고 있다. 매일 만나는 그들이지만 애기할 때마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장 또한 예외 없이 20~30kg 의 짐을 져 나르고 있고, 루트 개척을 위한 선등을 하고 있다. 5월 1일 캠프 2를 올라 온 이후, 지금까지 육체적인 강행군 외에도 셀파들의 파업 등으로 인한 정신적인 피해로 대원들이 계속 지쳐 가고 있다. 6500m 이상인 캠프2에서 등반은 물론이고 악천후로 인한 휴식일에도 대원들은 살이 빠지고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등반 기간이기에, 박대장은 대원들과의 상의 끝에 더 이상의 체력 저하가 발생하기 전에 총력전을 펼쳐 정상 등반을 이루려 하고 있다.
승부수를 던지려 하는 것이다. 대원들 모두 얼굴이 반쪽이 되었지만, 현재 캠프 2에 있는 어느 원정대원들보다 강렬하고 의지에 차있다. 박대장이 결정하면, 대원들은 따른다. 모든 위험과 상황을 고려한 박대장의 결정을 대원들은 믿고 실행에 옮긴다. 오랜 경험에 의한 박대장의 판단을 대원들은 의심하지 않는다. 지금의 일정도 최선의 판단이라 믿는다.
모든 결과는 대장이 책임을 진다. 그래서 이 일정과 계획에 대해서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할 수 있고, 해낸다라고 생각한다. 현재 대원들은 에베레스트에, 그리고 그 어렵다는 남서벽에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새로운 루트를 뚫어 낸다는 자부심과 남서벽에 있는 두 개의 루트 중, 영국의 크리스 보닝턴 루트는 108명의 대원과 24톤의 장비, 셀파 59명, 구 소련 루트는 27명의 대원으로 이루어진 엄청난 물량공세로 이룬 길을 단 4명의 등반대원(대장 포함)과 4명의 셀파로 해내겠다는 독기와 근성으로 이루어 져 있다. 하루 하루 지날 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정신력도 같이 피폐해 진다는 걸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모두가 느낀다.
자신의 몸이 이제는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원정대의 것입니다. 앞으로 5일 동안 온 몸의 힘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에베레스트에 한국인 최초로 신루트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응원과 좋은 날씨를 기원해 주십시요.
최선을 다해 남서벽에서 멋진 등반을 해보겠습니다!!!....
김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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