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리버
Suspicious River, 2000
장르 드라마러닝타임 92분
국가 캐나다
평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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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레일라는 조용한 교외의 작은 모텔에서 데스크직원으로 근무하는 젊은 유부녀이다. 평범해 보이는 이 여인은 어릴 적에 어머니의 불륜과 처참한 죽음을 목격한 어두운 기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모텔에서 손님들에게 몸을 판다. 그런 일을 계속하는 이유를 자기 자신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채 그녀는 지갑에 돈을 채우며 뭔가를 원한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던 10월의 어느 날, 개리라는 한 남자가 모텔에 나타난다.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는 거칠면서도 매혹적으로 레일라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개리와의 만남이 계속될수록 레일라는 더욱 더 섹스에 탐닉하게 되고 남편과의 관계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개리와 함께 떠나기로 한다.
린 스톱케윅은 이미 한국관객에겐 ‘구면’인 캐나다 감독이다. 시체에 대해 사랑을 느끼는 ‘네크로필리아(necrophilia)’를 다루었던 데뷔작 <키스드>에서 장의사 직원이며 죽은 자들과 애절한 사랑을 나누던 산드라 역을 맡았던 몰리 파커가 이번엔 모텔 종업원이자 무감각한 매춘부가 되었다. 한적한 시골의 인적 드문 모텔. 그곳 카운터에서 일하는 레이라는 은밀한 아르바이트를 한다. 손님에게 끈적끈적한 눈빛을 보낸 후, 60달러를 받고 손님의 방으로 들어가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녀. 결혼은 했지만 매우 건조한 생활을 하고 있는 그녀는, 모텔에서의 부수입을 작은 상자 속에 고이 모은다(그 이유는 잘 알 수 없다). 어느날 그녀는 게리라는 손님과 관계를 맺는다. 그에게 새디즘적인 성적 모욕을 당한 레이라는, 게리가 그냥 스쳐가는 남자가 아니라 자신과 운명적인 끈으로 묶여 있는 그런 존재라는 걸 서서히 인식한다. 여기에 과거에 살해당한 레이라의 엄마와 ‘의혹의 강’(이 영화의 원제인 ‘suspicious river’)이라는 모티브가 엮이면서 영화는 점점 미궁 속을 빠진다. 감독 자신은 “부드럽고 미지근한 영화”라고 표현했지만 <딥 리버>는 전작인 <키스드>보다 더 암울한 심연으로 추락한다. 데이비드 린치의 <블루 벨벳>을 연상시키는 이 영화의 침울한 분위기는, 하지만 <키스드>만큼 독창적이지는 못하다는 점에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스톱케윅 감독은 몬트리올 종합병원에서의 자원봉사 간호보조원(candy striper) 일을 한 것이 영화감독이 된 계기라고 밝히고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다.(2001년 제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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