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을 털어라
Brighter Than The Moon, 2000
장르 범죄,
코미디러닝타임 88분
국가 오스트리아
은행을 털어라 관련 영상클립
줄거리
파올로라는 이름의 이탈리아인은 폐품처리장에서 해고당한다. 비엔나인인 멜리스는 야망에 가득 찬 루마니아인 운전사 크나랙과 함께 은행을 턴다. 멜리스는 크나렉이 그의 약혼녀인 줄리에를 자기 차의 트렁크 안에 숨겨서 국경을 몰래 넘어 온 것을 알고 돈과 여자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 결국 약혼자에게 버림받은 줄리에는 지나가던 파올로의 차를 얻어 타고 비엔나로 향한다. 두 명의 오스트리아인 형사, 피셔와 구드로츠쿡은 계속되는 은행 강도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피셔는 젊고 경험이 많으며 구드로츠쿡은 늙고 아는 것이 많다. 노형사의 이상야릇한 수사 방법은 젊은 피셔를 성가시게 만든다. 파올로와 함께 가던 줄리에는 파올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은행을 털기 위해 들어갔다가 은행 안에서 기절한다. 파올로는 줄리에를 그의 아파트로 데리고 오지만 그녀는 파올로에게 별 관심이 없다. 파올로는 중국 식당을 경영하려는 소망을 가지고 있지만 줄리에의 흥미를 당기는 것은 오직 하나, 그녀 스스로의 표현에 의하면 달보다도 더 밝게 빛나는 오스트리아 은행들뿐이었다. 그녀는 집요하게 은행을 털기 위해 노력을 계속하는데.
두 명의 은행강도가 있다. 그들은 국경을 넘으면서 계속적으로 은행을 턴다. 그들을 추적하는 수사관이 마땅히 등장한다. 여기까지 들으면 십중팔구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나 <내일을 향해 쏴라> 류의 영화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관객의 그런 기대를 처음부터 외면한다. 두 명의 갱은 열심히 은행을 털지만 돈은 하나도 챙기지 못한 채 너무도 희극적인 모습으로 잡혀가고, 그들을 추적하는 한 쌍의 수사관은 비정상적인 심리주의자이다. 게다가 영화의 주인공(파올로)은 따로 있다. 성실하고 착한 그는 실직하고 우연히 차를 몰고 오다가 한 여자를 만나는데, 그녀는 갱의 약혼녀로서 ‘태양보다 밝게 빛나는’ 오스트리안 은행에 ‘환장’한 여성이다. 그녀의 은행털이는 그러나 실패의 연속이다. 이러한 상황을 보여주는 카메라는 냉철하게 고정되어 있고, 긴박감을 조성하는 배경음악은 아예 사용되지도 않는다. 극사실주의적 미장센과 과장된 캐릭터를 통해 감독이 보여주는 것은 이국의 쓸쓸한 정서이다. 거리에는 사람이 없고 몇몇 영화 속 인물만이 쓸쓸히 오갈 뿐이다. 지극히 무미건조한 이 영화는 오히려 그것으로 인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묘미를 지닌다. 피르길 비트리히 감독의 <은행을 털어라>는 이국을 넘나드는 인물들의 쓸쓸한 내면 풍경을 담은 로드 무비이면서 한 편의 재미있는 코미디이자 갱스터 필름이며 러브 스토리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이 모든 것으로부터 거리를 둔 이방인이다. (2000년 제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강성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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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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