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립우주군 - 오네아미스의 날개
Wings of Honneamise, 1987
개봉 1987.03.07
장르 SF,
애니메이션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9분
국가 일본
평점 7.2
왕립우주군 - 오네아미스의 날개 관련 영상클립
줄거리
우리는 비상(飛上)할 것이다. 우리가 존재하는 한!오네아미스 왕국에 평범한 계층으로 태어난 청년 시로츠구. 하늘을 날고 싶었던 시로츠구는 해군 파일럿에 지원하지만 성적 미달로 불합격하게 된다. 제트기 조종사에 대한 꿈을 접은 시로츠구는 대신 우주 비행사가 되기 위해 왕립우주군에 입대한다. 그러나 정작 희망을 갖고 들어간 왕립우주군은 유명무실한 집단으로 인공위성도 날려보지 못한 채 사람들에게 무시만 당한다.
동료 우주 비행사들 역시 무기력함에 빠져 술과 노름으로 시간을 보내고, 시로츠구도 우주 비행사에 대한 꿈을 잊게 된다. 아무런 목적 없이 허무하게 일상의 나날을 보내던 그는 어느 날 우연히 리이크니와의 만남을 계기로 세계 최초의 유인 우주선의 비행사가 되겠다는 희망을 되찾게 된다. 시로츠구의 열의는 무기력했던 우주군 동료들을 움직이고, 제자리를 맴돌던 유인 우주선 발사 계획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국가 간의 음모에 의해 우주를 향한 시로츠구와 동료들의 도전은 위기를 맞게 된다.
[ ABOUT MOVIE ]
스크린에서 만나는 전설의 애니메이션
1987년 일본에서 개봉할 당시 3년이라는 제작 기간과 8억 엔의 제작비가 들어간 <왕립우주군 -- 오네아미스의 날개>(이하 <왕립우주군>)는 2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흠잡을 데 없는 완성도를 통해 전설적인 애니메이션으로 기억되고 있는 작품이다. 이는 탄탄한 시나리오와 치밀한 연출, 완성도 높은 테크닉이라는 기본을 확실하게 갖추며 모범적인 걸작 애니메이션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나리오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근래의 애니메이션들과 견주어 보아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왕립우주군>를 20년이 지난 2007년, 고화질 HD 기술을 통해 복원되어 국내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회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저패니메이션 거장들의 젊은 숨결이 느껴지는 영화
일본에서 개봉 당시 <왕립우주군>은 각 분야의 열정적인 젊은이들이 모여 만든 실험적인 작품으로 주목 받았다. 대학 시절 룸메이트로 만난 이들은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가이낙스라는 회사를 직접 차리게 된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은 창립 작품으로 <왕립우주군>을 제작했고, 이후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 <신세기 에반게리온> 등을 통해 오늘날 일본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되었다. 이 젊은이들이 바로 야마가 히로유키와 안노 히데아키이다. 또한 클래식 음악가이며 영화 음악에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사카모토 류이치의 청년 시절 역시 <왕립우주군>에 담겨있다. 이 작품은 2007년 현재 저패니메이션을 이끄는 거장들의 청년 시절이 오롯이 담겨 있는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많은 마니아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최고의 기술과 진지한 메시지가 만들어낸 특별한 감동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고자 하는 인간의 열정과 교만,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절묘하게 접합시키며 현실 비판적 시각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동시에 전하는 <왕립우주군>은 100%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최근 디지털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세련되고 매끄러운 완성도와는 달리 거칠고 투박하지만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낸 섬세한 작화는 이 작품에 들어간 제작진의 정성과 열정을 고스란히 표현한다. 특히 뛰어난 상상력을 발휘한 낯선 세계 ‘오네아미스’ 왕국을 비롯해 미항공우주국(NASA)의 철저한 고증에 의해 표현된 우주국이나 우주군의 훈련 과정 등은 작품 속에 디테일하게 재현되며 최고의 리얼리즘 애니메이션으로 탄생되었다.
<왕립우주군>이 담고 있는 신과 인간, 과학과 문명, 국가와 개인에 대한 논의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우리에게 진지한 성찰의 시간을 제시한다. 주인공 시로츠구와 리이크니의 대화를 통해 드러나는 ‘과학과 문명의 발전이 과연 인류에게 진정한 행복이 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과거와 현재, 미래에도 유효하고 중요한 논쟁이다. <왕립우주군>은 결국 이런 논의에 대해 “중요한 건 자기 성찰. 그 뒤에 무엇을 할 건지, 말 건지를 생각하는 거다. 진실을 볼 수 있다는 건 아주 힘든 일이다”라고 말하며 우리가 고민해야만 하는 과제를 제시한다. 이렇듯 <왕립우주군>은 제목에서 흔히 상상할 수 있는 스펙터클한 우주 전쟁, 화려한 전투 장면 대신 자신만의 진중한 세계관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특별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시공간을 초월한 미지의 세계가 보여주는 신비로움
1987년 극장에 공개된 애니메이션 <왕립우주군 -- 오네아미스의 날개>의 무대는 1950년대의 지구와 닮은 ‘또 하나의 지구’인 ’오네아미스 왕국’이다. 정식 국명은 ‘오네아마노지케인미나단 왕국연방’. ‘지구’라고 불리는 미지의 혹성으로 지금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계와 유사한 이세계(異世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람들의 일상은 현재와 별반 다를 바 없지만 시민들의 가치관이나 기술력은 우리가 살았던 시대인 1950~70년대 수준으로 컴퓨터나 인터넷은 존재하지 않고 제트기와 핵무기가 실용화 되어 있는 정도다. 영화 속 시대 배경은 현재와 과거가 혼합되어 있는 느낌을 전하며 오히려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를 보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평범한 청년 시로츠구가 대신한 전 인류의 꿈과 희망
‘우주를 향한 인류의 첫 도전’이라는 거창한 주제를 실현시킬 이 작품의 주인공은 공부를 못해 파일럿이 되지 못한 평범한 청년 시로츠구다. 주인공들이 갖추어야 할 영웅적 카리스마는커녕 매일같이 술과 노름에 빠져 나태한 일상을 살고 있는 시로츠구가 인류를 대신해 우주로 올라가기까지의 과정이 바로 이 영화가 주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파일럿의 꿈 대신 ‘왕립우주군’을 선택하지만 시로츠구는 사람들에게 ‘허황된 꿈만 꾸며 세금을 낭비하는 집단’이라는 무시를 받으며 자신의 꿈을 잃어버리지만 하층민 계층으로 인위적인 세상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소녀 리이크니를 만나 잃어버렸던 꿈과 열정을 되찾게 된다. 이밖에도 <왕립우주군>에는 오네아미스 공화국과 반체제적인 집단과의 정치적 관계, 종교와 역사, 계급 갈등까지 현재 인류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한편 시로츠구라는 한 개인의 열정에 의해 꿈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며 결국 그러한 개인의 꿈 실현이 전 인류의 진정한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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