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소한 슬픔
All My Puny Sorrows, 2021
개봉 2023.06.14
장르 드라마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2분
국가 캐나다
평점 9.5
나의 사소한 슬픔 관련 영상클립
줄거리
인류 역사상 가장 당연한 사실 ‘우리 모두는 죽는다’ “그런데 왜 다들 죽으려고 난리지?” 언니가 ‘자살시도’를 했다는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작가라면서 글 한 줄 쓰는 것도 힘겹고, 이혼 위기로 엉망진창인 동생도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다정한 남편에 해외순회 공연까지 다니는 잘 나가는 피아니스트인 자기가 도대체 왜?
아빠처럼 그렇게, ‘똑같이’ 죽고 싶었던 거야?
그러고도 정신 못 차리고 엄마, 형부 몰래 ‘스위스’로 데려다 달라고?
언니는 왜 죽고 싶은 걸까? 자살할 사람은 정해져 있는 걸까?
언니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시처럼,
‘나의 사소한 슬픔’을 그 누구에게도, 나에게조차 토해낼 수 없었던 걸까?
[ ABOUT MOVIE ]
심장을 관통할 보석 같은 영화
영화 ‘나의 사소한 슬픔’은 죽고 싶은 언니와 살리고 싶은 동생, 사소한 슬픔까지 털어놓고 싶었던 자매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미리암 토우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삶에 대해 인물들이 가진 저마다의 생각과 관계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문학성이 돋보이는 인물들의 내레이션과 대사를 통해 풀어낸다. 마이클 맥고완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아 유쾌한 캐릭터를 통해 인생 담론을 공감과 먹먹한 감동을 전한다.
영화의 제목은 영국의 대표적인 낭만주의 시인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가 쓴 “나에게도 자매가 있었다 딱 한 명의 자매가/그녀는 날 사랑했고 난 그녀를 소중히 여겼다/그녀한테 내 사소한 슬픔을 전부 토해낼 수 있었다”의 시구절에서 인용한 것이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 영화에는 셰익스피어, 라흐마니노프, 버지니아 울프 등 다양한 예술가의 작품과 문학성이 가득한 감수성을 자극하는 대사들과 감성적인 OST로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에게는 당연하면서도 심오한 주제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만삭의 선생님과 ‘미스 슬로운’의 총명한 비서로 인상을 남긴 알리슨 필과 넷플릭스 시리즈 ‘그레이스’ 사라 가던, ‘다크 워터스’의 명배우 메어 위닝햄, 넷플릭스 시리즈 ‘빨간 머리 앤’의 인기스타 에이미베스 맥널티 등 세대별 대표 배우들이 여성 연대를 완성했다.
2021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초연된 후 캐나다 영화상 최우수 각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밴쿠버 영화비평가협회 최고의 캐나다 영화, 시네페스트 서드베리 국제영화제 캐나다 장편상, 캐나다 감독조합 감독상, 편집상, 음향편집상 등을 수상했다.
‘나의 사소한 슬픔’은 죽고 싶은 언니와 살리고 싶은 동생의 다양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깊은 슬픔을 이해하는 과정을 시종 유머러스하면서도 담담하게 펼쳐내 공감을 전하며 관객들에게 위로와 힐링을 선사할 예정이다.
최근 아름다운 마무리를 의미하는 웰다잉과 삶의 마지막 순간을 직접 결정하는 존엄사가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화두를 던질 것이다.
미리암 토우스 베스트셀러 원작
‘나의 사소한 슬픔’은 2014년에 출간된 캐나다를 대표하는 작가 미리암 토우스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2014 로저스 작가 신뢰 소설상과 2015년 캐나다 작가 협회상 소설 부문, 이탈리아 해외 소설 부문 신밧드 상을 수상하고, 2014년 스코틀랜드 은행 길러상, 2015년 폴리오 문학상, 웰컴 북상, 앤드루 카네기 소설상, 2016년 국제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라이브러리 저널, 커커스 리뷰, 퍼블리셔스 위클리에서 극찬을 받았고 참조 및 사용자 서비스 협회 주목할 만한 책, 글로브 앤 메일, 보스턴 글로브, 워싱턴 포스트, 뉴 리퍼블릭, 데일리 텔레그래프를 포함한 다수의 연말 베스트 북 리스트에도 올랐다.
로저스 작가 트러스트 픽션 상을 수상한 후, 심사위원단은 "엄청난 감정을 지닌, 아름답게 쓰여지고 인간적인 느낌을 주는 소설", “등장인물들의 모든 즐겁고 가슴 아픈 인간성을 어떻게든 소환할 수 있는 눈부신 문학 연금술사 미리암 토우스는 놀라운 깊이의 작품을 만들어 냈고 그것을 읽는 것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라는 찬사를 보냈다.
미리암 토우스는 연대하는 여성들의 서사를 중심으로 죽음에 대한 주제를 꾸준히 탐구해 왔다. ‘나의 사소한 슬픔’의 연출과 각색을 맡은 마이클 맥고완 감독 또한 전작 ‘해피엔딩 프로젝트’로 알츠하이머를 앓는 아내와 그를 위해 집을 짓는 남편의 감동 실화를 담아내 세계 유수영화제의 사랑을 받은바, 이번에는 자매들의 이야기로 관객들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주인공의 내레이션과 대사를 비롯해 결코 사소하지 않은 ‘존엄사’라는 문제를 두고 벌어지는 가족 간의 이해와 갈등을 문학적이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내 진한 여운을 남긴다.
미리암 토우스는 총 7권의 책을 썼고 [나의 사소한 슬픔]은 6번째 책이다. 논픽션 책 [스윙 로우: 인생]은 평생 우울증의 희생자인 아버지의 회고록이었다. 2004년 첫 소설 [복잡한 친절]은 캐나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1년 넘게 이름을 올렸고, 영국 소설 부문에서 총독상을 수상하고, 길러상 후보와 2006년 캐나다 리드에서 우승했다. 올해의 소설책으로 도서관상, 로저스 작가 신뢰 소설상, 작가 신뢰 마리안 엥겔/티모시 핀들리상을 수상했다. 2014년 스코틀랜드 은행 길러상 후보에 올랐다.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과 미국 작가조합상,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각색상을 휩쓴 영화 ‘우먼 토킹’도 토우스 원작으로 출간된 지 4년 만에 영화화될 정도로 흡인력 있는 원작이 호평받았다.
세대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만들어 낸 가족의 관계성
‘나의 사소한 슬픔’은 특히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죽고 싶어 하는 언니를 살리려는 동생 욜리 역을 맡은 주인공인 알리슨 필은 담담한 듯 힘 있는 연기로 극을 이끈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만삭의 교사, ‘미스 슬로운’의 총명한 비서, 인기 시리즈 ‘뉴스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듯 이번 영화에서도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창조해 냈다.
피아니스트로 성공한 삶과 다정한 남편이 옆에 있지만 삶에 대한 애정을 잃은 언니 엘프 역을 연기한 사라 가던 역시 깊은 감성을 자극하는 지독히 현실적인 연기력으로 또 다른 공감을 이끈다. 로튼 토마토 지수 99%를 기록한 넷플릭스 시리즈 ‘그레이스’의 주인공을 맡아 특유의 흡인력 있는 연기로 살인 사건 실화의 인물을 연기해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여기에 수많은 에미상 수상과 아카데미상 노미네이트에 오르고 최근 ‘다크 워터스’로 명연기를 선보인 명배우 메어 위닝햄이 두 딸의 엄마 역으로 분해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인 관계를 그려낸다. 넷플릭스 시리즈 ‘빨간 머리 앤’의 인기스타 에이미베스 맥널티가 어린 딸로 등장해 알리슨 필과 모녀 연기로 색다른 이미지를 보여준다.
자기 회의로 괴로워하고 장기적인 이혼을 겪고 있는 작가 욜리, 우울증을 앓고 있는 유명한 콘서트 피아니스트 엘프, 그들의 확고한 어머니 로티, 큰이모 티나, 욜리의 조숙한 딸 노라. 그들의 총대주교 도날 로그가 뜻하지 않게 자살한 후 메노파 공동체를 떠났고, 본 리즌 부부가 어떻게 맞서고 맞서지 못하는지가 영화의 중심 초점이다.
슬픔에 익숙한 본 리즌 일족의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자매들의 현명한 농담과 서로의 약점에 대한 예리한 인식은 깊은 사랑과 상호 의존을 나타내지만 욜리가 엘프를 이해하고 악마로부터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여성들의 근본적인 차이가 표면화된다.
이들 다양한 세대의 배우들은 기쁨과 슬픔의 극단 사이에서 강력하게 요동치는 서로 다른 아픔을 이해하면서 무섭도록 견고하고 끈끈한 가족의 관계성을 다시금 만들어 내는 과정을 아름답게 완성했다.
존엄사와 웰다잉을 논하다
욜리(알리슨 필)는 실패한 결혼 생활을 계기로 일련의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 아동 도서 작가로서의 경력은 허우적거리고, 재정 상태도 엉망에 로맨스 따윈 생각할 겨를도 없다. 그리고 10년 전 아버지의 자살이 여전히 트라우마다.
언니 엘프(사라 가던)는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국제적으로 성공한 피아니스트로 환상적인 남편(앨리 모지)이 있고, 팬들을 사랑하고 전 세계적으로 매진된 음악 홀에서 연주하는 경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살을 시도하고 그 모든 건 물거품이 된다.
“엘프는 죽고 싶었고 나는 언니가 살기를 원했기에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는 적이었다"고 욜리는 말한다. 욜리와 엘프가 그들의 입장을 밝히자, 과거는 그들의 아버지의 선택뿐만 아니라 그들의 억압적인 메노나이트 양육에 대한 현재를 알려준다. 욜리가 이러한 기억들을 삶의 이유로 주장하는 것처럼, 엘프는 그것들을 피할 수 없는 결론의 표지로 본다.
비록 이것은 모든 파멸과 우울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들의 관계는 친밀감과 재치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난국을 훨씬 더 깊게 만든다. 참혹한 비통함에도 불구하고, 가장 참을 수 없는 슬픔이 종종 웃음으로 누그러지는 방식으로 유머와 슬픔을 결혼시킨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통해 욜리는 자신에 대해 심오한 발견을 하게 된다. 즉, 자신이 복잡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욜리와 딸 노라(에이미베스 맥널티)의 상호작용, 그리고 엘프의 욕망과 씨름하면서 어머니(메어 위닝햄)와 나누는 공통된 낙천주의가 더해진다. 결국 이것이 층층이 쌓이고, 복잡하고, 미묘하게 그들의 관계를 고양시키는 것이다.
‘나의 사소한 슬픔’은 존엄사라는 결코 사소하지 않은 죽음과 웰다잉에 대한 이야기로 관객에게 많은 물음을 던진다. 특히 영화는 원작자 미리암 토우스의 실제 가족 이야기를 바탕으로 존엄사라는 시의성 있는 주제를 마주한 가족들의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담아내어 공감을 더한다.
생전에 스스로 연명 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는 ‘연명의료 결정법’이 5주년이 돼 국내에서도 존엄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웰다잉 운동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어 시의성 높은 예술영화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존엄사를 주제로 국내에서 흥행한 ‘미 비포 유’ 역시 죽음을 선택하려는 남자와 그런 남자를 살리고 싶은 여자가 겪는 원작 소설을 영화화해 10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바 있어 ‘나의 사소한 슬픔’ 또한 흥행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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