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도터
The Lost Daughter, 2021
개봉 2022.07.14
장르 드라마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22분
국가 미국, 그리스
평점 ![star](https://cdn.udanax.org/star.png)
7.4
로스트 도터 관련 영상클립
줄거리
“집을 나왔어요. 그렇게 딸들을 버렸죠”
그리스로 혼자 휴가를 떠난 대학 교수 레다는
딸을 가진 젊은 여자 니나를 보고 단번에 시선을 빼앗긴다.
매일 같은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응시하던 두 사람,
갑자기 니나의 딸이 사라지고 레다는 옛 기억을 떠올린다.
[ About Movie ]
아카데미 배우 & 세계적인 스타 & 떠오르는 신예
기대감 300%를 달성한 트리플 캐스팅!
아카데미 수상 배우 올리비아 콜맨, 세계적인 인기 스타 다코타 존슨, 캐스팅 1순위 신인 제시 버클리. 매력 넘치는 세 여배우의 만남으로 시작부터 뜨거운 기대를 모은 영화 <로스트 도터>가 정식 극장 개봉을 확정했다. 그리스의 어느 해변으로 여름 휴가를 떠난 여교수가 어린 딸과 함께인 젊은 엄마를 보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호젓한 휴양지에서의 열흘 남짓이라는 제한된 무대에서 관객을 인물들의 삶 속으로 이끄는 건 세 배우의 연기력이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로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당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올리비아 콜맨은 <로스트 도터>에서도 뛰어난 연기로 관객들을 설득시킨다. 특히 딸을 버리고 떠난 엄마 ‘레다’의 복합적인 심경을 섬세한 표정과 어투로 담아내 ‘장엄한 연기’라는 찬사를 받았고 다시 한 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레다’가 해변에서 만나는 젊은 엄마 ‘니나’ 역의 다코타 존슨 또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여러 감정과 싸우는 젊은 엄마의 삶을 완전히 체현하며 올리비아 콜맨과 환상적인 앙상블을 보여준다. 두 배우와 직접 만나지는 않지만 두 인물의 연결고리가 되는 ‘젊은 레다’ 역의 제시 버클리는 생동감 있는 연기로 쉽지 않은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제시 버클리는 이번 역할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생애 첫 아카데미 노미네이트에 성공했다. 또한, <로스트 도터>는 같은 인물을 연기한 두 배우가 연기상 후보에 각각 오르는 이례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이는 아카데미 역사상 세 번째에 해당한다.
세계적 베스트셀러 [나의 눈부신 친구]의 작가
‘페란테 열병’의 주인공, 엘레나 페란테 원작!
<로스트 도터>의 원작은 소설 [나의 눈부신 친구]로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베스트셀러 작가 엘레나 페란테의 [잃어버린 사랑(한길사 출간, 원제: The Lost Daughter)]이다. 현재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여성작가이자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많은 사랑과 찬사를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저자인 엘레나 페란테는 2011년 출간한 [나의 눈부신 친구]가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세계적 인지도를 쌓았다. 타임지와 BBC, 가디언 등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소설’에 꼽히고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에 후보로 오른 [나의 눈부신 친구]는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됐고 국내에서도 큰 반응을 얻었다. [잃어버린 사랑]은 그의 초기작 중 하나로, 여성들의 삶을 깊게 통찰하여 생생하고 감각적인 언어로 써낸 이야기이다.
매기 질렌할은 책을 읽고 깊게 감명받아 직접 출판사와 작가에게 ‘저작권을 구매하고 싶다’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진심이 담긴 그의 간청에 엘레나 페란테에게 긍정적인 답변이 도착했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영화의 연출은 무조건 당신이어야 할 것!’. 원작자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매기 질렌할은 영화를 위한 각색 작업에 돌입했고 연출과 제작을 맡아 <로스트 도터>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영화를 본 엘레나 페란테는 “매기 질렌할은 진정한 시네마를 창조했다. 나와 매기, 그리고 모든 여성을 위해서 ‘로스트 도터’의 영화화 작업은 온전히 매기 질렌할의 것이 되어야 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남성들이 만든 새장 안에 갇혀 있었다. 이제 그 새장이 무너지고 있으므로 여성 아티스트는 자율적이어야 하고 어떤 장애물도 그를 막아서는 안 된다”라고 응원과 찬사, 지지의 코멘트를 보냈다.
베니스부터 아카데미까지 뜨거운 반응!
매기 질렌할 감독의 성공적인 데뷔작
<다크 나이트>, <크레이지 하트>, <나의 작은 시인에게> 등 크고 작은 영화에 출연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개성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던 배우 매기 질렌할이 이번에는 연출에 도전했다. 배우들의 감독 도전이 더 이상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매기 질렌할의 첫 번째 행보는 남다르다. 엘레나 페란테 작가의 전폭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메가폰을 잡은 매기 질렌할 감독은 영화 <로스트 도터>를 통해 놀랍도록 솔직하고 대담하게, 아주 영리하고 예민하게 여성의 생각과 감정을 스크린에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봉준호 감독이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2021년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로스트 도터>는 영화가 공개되자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은 물론이고 매기 질렌할의 성공적인 감독 데뷔에 대한 칭송이 끊이질 않았고 각본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후, 아카데미 주요 예상 후보로 떠오르며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에서 작품상을 수상했고, 고담 어워즈에서는 최다 노미네이트에 이어 작품상 등 최다 수상의 영광을 얻으며 놀라운 행보를 이어갔다. 판권 구매 경쟁도 치열해 완성 이전 판권이 사전 판매된 대한민국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글로벌 판권을 넷플릭스가 픽업하여 화제가 되었으며 마침내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각색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3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모성에 대한 신화를 깨부수고
여성에 대한 진실을 용기 있게 선언한 문제작!
페미니즘은 이제 거대한 흐름이 되었다. 남성 중심의 서사와 시선에서 벗어나 솔직하고 대담하게 여성의 이야기를 하자는 목소리에 반대하는 이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모성에 대한 대한 탐구는 쉽지 않다. 그만큼 모성에 대한 신화는 단단한 껍질로 둘러싸여 있다. 매기 질렌할 감독은 <로스트 도터>를 통해 그 껍질을 벗겨내고 속살을 드러낸다. 그는 여성주의 문학의 대가로 통하는 엘레나 페란테의 소설 중에서도 가장 논쟁적일 수 있는 [잃어버린 사랑]을 영화화함으로써 여성과 모성, 엄마와 딸의 삶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두 딸을 키우며 자신의 미래를 잃어버린 ‘젊은 레다’, 이른 결혼과 출산으로 혼란스러운 ‘니나’, 자신을 ‘이기적인 엄마’라 부르며 과거의 기억들을 잊으려 하는 주인공 ‘레다’. 영화에는 많은 것을 잃어버린 여성들이 등장한다.
매기 질렌할 감독은 “엄마, 연인, 여성으로서 느낀 은밀한 감정들이 책 속에 표출되었다. 기이하고 고통스럽지만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을 느꼈다”라며 이 이야기를 영화화하기로 결심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책을 보며 혼자 느끼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스크린을 보며 그 감정을 나눈다면 위안이 되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가진 매기 질렌할 감독은 엄마라는 이유로, 전적인 희생과 자애를 요구 당하는 여성들의 삶에 대해 고찰해 나간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채 엄마이기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질식할 것 같은 순간들을 견뎌내고 다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투쟁해온 여성들의 삶을 담아냈다. 누군가는 이 영화를 보고 공감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반대할 것이지만 누구도 그들의 삶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것은 신화를 부수고 실화를 써낸, 아주 용감한 이야기이다.
[ Production Notes ]
Q. 왜 <로스트 도터>를 선택했나?
- 매기 질렌할 감독
원작 소설을 읽었을 때 무척 기이하고 고통스럽지만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을 느꼈다. 엄마, 연인, 여성으로서 나의 은밀한 경험이 처음으로 표출되고 있었다. 그런 경험을 만들어내는 게 얼마나 짜릿하면서 위험한 일인지 생각했다. 조용히 혼자 책으로 그 경험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고 감정이 있는 사람들로 가득 찬 곳에서 함께 경험한다면 말이다. 당신이 숨겨 두었던 그 보편적 감정과 경험이 스크린에 보여지는 상황에서 어머니, 남편, 딸, 혹은 아내가 옆에 앉아 있는 기분은 어떨까? 물론 레다처럼 사회적으로 수치스럽고 추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공감하는 건 공포스럽고 위험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스크린 위에 표현되면 위안을 느낄 기회가 되기도 한다. 다른 누가 그런 생각과 감정을 품고 있다면 혼자가 아니라는 뜻이니까. 나는 레다에게 완전히 공감했다. 레다는 아주 까다로운 인물이다. 매우 불쾌한 행동을 하고, 어머니가 범할 수 있는 가장 큰 위반을 저지르지만 우리는 레다에게 공감하고 그녀를 이해한다. 레다 같은 경험과 생각을 했고, 감정과 욕망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 사실은 우리와 레다에 관해 무엇을 보여줄까? 그 대답은 모르지만 그 영역을 탐구하고 싶었다. 이렇게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을 포함해 매순간 여자로서, 감독으로서, 예술가로서 레다에게 공감을 느꼈다.
- 올리비아 콜맨
대본을 읽고 나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나는 내 가족을 위해 죽을 수도 있지만 아이들이 더 어렸을 때는 매우 지쳤었고 ‘잠깐만 날 내버려 둬’ 혹은 ‘텔레비전 켜줄게’와 같은 순간이 있었다. 가끔은 정말 끔찍하기도 했다.
원작을 쓴 엘레나 페란테가 여성을 묘사하는 방식은 그저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엘레나 페란테는 우리가 사회적으로 어떤 특정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기로 한 합의를 깨버린다. 그리고 매기는 이를 멋지게 표현해냈다. 레다는 “애들이랑 통화하는 거 질색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여성이다. 그것은 아주 정직한 행동이고,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나는 레다와 같은 여성을 연기한 적이 없었고, 그녀처럼 행동하는 여성이 스크린에 정직하게 묘사된 것을 본 적이 없다. 그게 정말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의견을 고수하고, 나 또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 다코타 존슨
나는 여성들이 두려워하든 불편해하든 간에 그들의 감정을 허용하지 않는 이 세상에 관심이 많다. 아직 엄마는 아니지만, 이 영화가 엄마인 여성들이 느끼는 임신, 출산, 육아에 수반된 모든 복잡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흥미로웠다. 그것은 아직 엄마가 되지 않은 여성이나 엄마가 되고 싶지 않은 여성들이 그들의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아직도 엄마가 되고 싶지 않은 여성들에 대한 오해가 만연하다. 그리고 나는 그 이유가 궁금하다. 아마도 이 영화는 여성성과 모성애를 둘러싼 복잡한 감정들에 대한 오명을 벗기려는 작은 전진일 것이다.
- 제시 버클리
이 영화를 본 엄마들이 레다의 모습에 공감하는 걸 보고 정말 기뻤다. 사실 그것 말고 바라는 게 없다. 우리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보고 어떤 식이든 공감하도록 영화를 만든다. 그리고 이 부분을 탐구한 영화가 많지 않다. 대본을 읽으면서 나 스스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다행이다, 이 시대에 완벽한 척하지 않아도 되는구나’하고 생각했다. 이 영화에서 레다의 성생활이 아주 솔직하게 표현되는데, 그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성 욕구도 여성의 일부이고 우리는 아기를 낳는 기계가 아니다. 이 묘사에 큰 힘을 얻었다. <로스트 도터>를 통해 여성으로서 성장한 기분이 들었고 내 자신과 모든 부분에 대해 변명하지 않게 되었다.
Q. 맡은 캐릭터에 대한 소개
- 올리비아 콜맨(레다 역)
레다는 꼬집어서 표현하기 어렵다. 무척 유쾌하고 교양 있지만 쉬운 삶을 살진 않았다. 지금의 커리어를 쌓기까지 엄청나게 노력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솔직하다. 자신이 타고난 엄마가 아니란 걸 인정할 줄 안다. 어머니가 인간을 넘어서는 존재길 바라는 건 터무니없다. 모든 엄마들은 성인군자이고 나쁜 생각조차 한 적 없다는 식으로 굴지 않아서 좋았다.
솔직한 인물을 연기하는 건 전체적으로 만족감을 준다. 그래서 현실을 직시하고 식은땀이 나게 하고 머릿속의 생각을 비추는 이 작품 전체가 아름다웠다.
- 다코타 존슨(니나 역)
젊은 엄마 니나는 좌절하고 혼란을 느끼고 방황하고 존재감을 잃은 상태다. 결혼해서 가족의 일원이 됐지만 완전히 어울리지 못하고, 자기 자리를 찾고 싶어하지만 절대 그러지 못할 거라는 게 보인다. 그것이 니나를 파멸시킨다. 마음을 더 열고 성장하고 싶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레다를 보면서 니나는 ‘이런 삶이 아닌 뭔가 더 있을까?’하고 생각한다.
엄마들은 본인이 엄마 역할이 아닌 다른 것을 바라면 이기적인 거라고 여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어머니란 존재는 더 성장하고 넓어지고 충만해질 기회가 있는 하나의 영혼이자 인간이고 의식이다. 왜 다른 것을 욕망하면서 동시에 어머니가 될 수는 없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 좋았다.
- 제시 버클리(젊은 레다 역)
레다가 나쁜 엄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잣대를 들이댈 마음은 없지만 오히려 훌륭한 엄마라고 생각한다. 딸들에게 억압의 굴레를 끊을 길을 주는 인물이다.
나는 일반적인 어머니라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오히려 모든 어머니는 보편적이라고 생각한다. 인물을 복잡하게 만드는 게 가장 평범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저 솔직해지는 게 내 일이었다. 나도 어머니가 있고 어머니를 사랑하고, 언젠가는 엄마가 될 것이다. 여성으로서 겪는 경험과 세상에서 하는 그 모든 경험은 복잡하다.
- 매기 질렌할 감독
우주가 도운 것처럼 세 배우를 캐스팅할 수 있었다. 올리비아 콜맨은 이런 역을 맡은 적은 없지만 분명 좋아할 거라고 믿었다. 그가 연기했기에 레다는 “저 나쁜 엄마는 미쳤네. 나는 좋은 엄마라서 다행이야” 같은 반응을 얻지 않았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캐스팅이었다.
제시 버클리는 올리비아 콜맨의 추천으로 만나게 됐다. 두 배우는 같은 인물을 연기했지만 난 그들이 굳이 같아 보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정신적으로 통하기만 하면 됐다. 두 배우도 그에 동의했다. 다코타 존슨은 내게 먼저 연락을 해왔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깊게 교감을 했고 자연스럽게 캐스팅했다. 이 영화에서의 그가 정말 좋다.
Q. 감독 데뷔에 대한 소감
- 매기 질렌할 감독
내가 연출을 얼마나 하고 싶었는지 스스로 느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걸 생각할 권리조차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물론 연기하는 게 여전히 좋고, 연기가 그립지만 항상 무언가와 부딪치는 것 같았다. 내가 말하고, 표현하고, 행동하고, 보여주고 싶었던 것들이 있었다. 여성이 영화를 만들 때, 그리고 진정한 자신을 표현할 때, 정말 달라 보인다. 그 새롭고도 다른 무언가가 정말 매력적이다.
대본을 쓰는 것도 정말 좋았다. 엄청난 자유가 있으니까. 예를 들어, 내가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길게 장면을 끌고 갈 수 있다. 배우는 늘 시간에 쫓기는데, 대본을 쓸 때는 그렇지 않았다. 책의 한 구절을 놓고 고민할 수 있었다. 먼저 책을 시간 순서대로 파악했고, 한 부분을 떼어내서 마음속에서 이리저리 굴려 봤다. 머리가 아니라 마음에 공간을 만들면 생각들이 그저 떠올랐다. 그래서 작업 과정이 너무 즐거웠다.
그리고 연출은 솔직히 완전 천국이었다. 제작 준비, 실제 제작, 촬영, 후반 작업까지 다양한 단계가 있고 각각 무척 다르다. 감독은 처음이었지만 촬영장 경험도 많고 내가 잘 아는 세계라고 생각했는데, 제작 준비와 후반 작업이 더해지니 완전 새로웠다.
내 영화 속 배우들에게 무엇을 표현할지 지시하고 싶지 않았다. “이 장면은 이렇게 찍을 거다”, “여기에 서라”, “더 슬프게 표현할 수 없나” 사실 그렇게 움직이는 훌륭한 감독도 많다. 하지만 그건 내 방식이 아니다. 나는 우리가 모두 같은 흐름 속에 있는 공간을 만들지만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디로 흘러갈지는 모른다. 매 장면 함께 만들어 가면서 때론 서로를 놀라게도 하고, 서로에게 배운다.
Q. 스태프와 프로덕션에 대해
촬영 감독 / 엘렌 루바르 <행복한 라짜로>, <더 원더스>, <천상의 육체>
- 매기 질렌할 감독: 엘렌 루바르 감독은 사전 작업을 선호한다. 특히 처음 데뷔하는 감독인 내게 큰 도움이 됐다. 엘렌과 나는 팬데믹 기간에 매일 몇 시간씩 화상 통화를 했다. 엘렌은 파리에 있고 나는 버몬트에 있으면서 촬영 측면에서 장면을 검토했고 그 후에 함께 탐색에 나섰다. 합리적으로 숏 목록을 정했고, 그 후에는 목록을 볼 필요도 없이 잘 맞았다.
이 철저한 계획 덕분에 촬영장에서 즉흥적 변경이 가능했고,
각 장면의 메시지를 이해한 상태로 최고의 결과를 내기 위해 여러 방식을 시도했다.
- 매기 질렌할 감독: 엘렌은 거의 우리가 상상한 대로 촬영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우리는 배우들의 연기에 반응하면서 재즈 연주를 하듯이 여유롭게 작업했다. 사전에 준비를 매우 철저히 했고, 그 장면이 어떤 내용인지 제대로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거의 언제나 뜻이 일치했고 서로를 잘 이해했다. 서로를 움직이게 하고 서로의 생각을 바꾸어 놓곤 했다. 우리는 재미난 팀이었고 무척 흥미진진했다. 엘렌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편집 감독 / 아폰소 곤칼베스 <캐롤>, <패터슨>
- 아폰소 곤칼베스: 무척 탄탄하고 대단히 잘 쓴 대본이었다. 인물이 잘 개발돼 있었다. 이런 배우들이 모였다는 건 편집 감독으로서 선물이었다. 어떻게 편집할지 연기로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그 디테일 안에 모든 게 있었다. 올리비아가 다코타에게 반응하는 방식이나 그 반대, 혹은 제시가 자신만의 세상에 있는 방식 안에 답이 있었다.
제시 버클리와 올리비아 콜맨이 다른 나이대로 연기한 레다라는 인물의 이중성은
영화의 구조와 곤칼베스가 편집에 접근하는 방식을 찾는 데 도움이 됐다.
- 아폰소 곤칼베스: 레다는 굉장히 자족적이고 완고한 여성이다. 그래서 젊은 시절과 나이 든 시절의 다른 성격이 서로를 비추게 해야 한다. 우리는 젊은 레다의 이야기를 얼마나 전할지 무척 조심스러웠다. 너무 많이 나가는 건 아닐까 계속 고민했다. 나이 든 레다를 잊어버린 건 아닐지 걱정했다. 여러 사건을 통해 나이든 레다가 과거를 기억한다. 그렇다면 얼마나 과거에 둬야 할까? 얼마나 현재에 둬야 할까? 그런 균형 잡기를 언제나 의식하고 생각하며 상의했다.
매기는 무척이나 직관적이다. 매우 뛰어난 배우이고 연기와 연출 과정을 깊이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헤맨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그런 면에서 함께 일하면서 만족스러웠다.
미술 감독 / 인벌 웨인버그 <서스페리아>, <쓰리 빌보드>, <월플라워>
- 인벌 웨인버그: 나의 초기 구상은 케이프코드에서 보내는 휴가 느낌으로, 동부 연안의 시간이 멈춘 동네 분위기였다. 특히 해변에서 보내는 휴가는 뭔가 보편적인 느낌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촬영지를 바꿔야 했다. 신기하게도 매기가 미국에서 그리스로 영화의 배경을 옮겼을 때, 말 그대로 몇 단어만 바꾸면 됐다. 뼈대는 이미 그리스로 향해 있었다. 현실적 측면에서는 외딴 그리스 스페체스 섬으로 촬영 장소를 옮긴 것으로 인해 제작진이 원할 때마다 자유롭게 오갈 수 없었다. 그래서 미국 아파트를 배경으로 하는 주인공의 과거 장면에 쓰일 물건을 구하기 어려웠다. 사람들이 세계 여러 도시에서 우리를 위해 쇼핑을 해 줬다. 전부 배로 수송해야 했다. 말 그대로 한 달 동안 난로를 찾아 헤맸다. 그리스에는 미국 난로처럼 생긴 난로가 없기 때문이다.
섬에 있던 18세기 학교 건물의 버려진 교실을 아파트 세트로 탈바꿈하면서,
결국에는 제작진의 모든 발품이 빛을 발했다.
- 인벌 웨인버그: 처음 그 아파트에 들어갔을 때 완전히 넋이 나갔다. 그리스 섬에 있었는데 문을 열자마자 뉴욕이나 보스턴이 됐으니까. 그 작업이 정말 자랑스러웠다. 미술 감독이 하는 일은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정교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을 인상주의적인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건 보는 이에게 달렸다. 제대로 표현하는 것까지가 내 책임이다.
음악 감독 / 딕콘 힌크리프 <윈터스 본>, <미스비헤이비어>, [피키 블라인더스]
- 딕콘 힌크리프: 영화에 삽입된 음악 중 ‘레다’라는 테마는 마지막에서 연장된 버전을 포함해 영화 전반에서 변주되어 다시 등장한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점점 더 마모되고 분열되고, 레다의 정신 상태와 감정적 경험이 변화함에 따라 변모한다. 매기가 ‘발굴해 낸’ 레코드 같은 느낌을 원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악기 편성과 음질이 핵심 요소였다. 매기는 1950년대와 60년대 음악을 몇 개 썼고, 영화 음악과 노래를 오갈 때 분위기가 변하지 않도록 영화 음악도 그와 비슷한 빈티지 느낌이 나면 좋겠다고 서로 뜻을 모았다.
고전적 사운드를 효과적으로 담아 내기 위해 힌크리프는
옛날식 녹음 기술과 빈티지 아날로그 장비를 사용했다.
- 딕콘 힌크리프: 악기와 녹음 기술 모두 디지털은 피했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기타와 타악기를 내 스튜디오에서 연주하고 녹음했고, 아름다운 빈티지 음조를 내는 챈들러 REDD 튜브 마이크와 오래된 니브 프리앰프로 주로 녹음했다. 그리고 1960년대 해먼드 오르간과 업라이트 베이스를 다른 스튜디오에서 비슷한 장비를 써서 녹음했다. 플라스틱 판이 발명되기 전에 표준이었던 송아지 가죽을 씌운 빈티지 드럼을 사용했는데, 풍성하고 옛날 느낌의 음을 낸다.
영화정보 더보기
출연진
출연진 더보기
최근 영화 리뷰
-
"투란도트" 영화에 대한 리뷰
평점: 10
등록일: 2024-05-27 11:27:30
61.77.***.***
-
"인터뷰" 영화에 대한 리뷰
평점: 10
등록일: 2024-04-18 20:15:03
221.140.***.**
-
"사무라이 픽션" 영화에 대한 리뷰
평점: 10
등록일: 2024-03-27 00:39:07
222.104.**.*
-
"짚시애마" 영화에 대한 리뷰
평점: 10
등록일: 2024-03-18 13:54:45
182.211.***.**
-
"주성치와 함께라면" 영화에 대한 리뷰
평점: 10
등록일: 2024-02-23 06:44:29
118.235.**.**
"로스트 도터"에 대해 영화 리뷰
오리지널팀으로 보아야 하는 이 숨막히게 아름다운 오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