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선사람입니다
I Am From Chosun, 2020
개봉 2021.12.09
장르 다큐멘터리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94분
국가 한국
평점 8.7
나는 조선사람입니다 관련 영상클립
줄거리
한반도 식민과 분단의 역사 속에서
차별받고 외면당한
#재일조선인 하지만 끊임없이
#나를 찾아서 비로소
#두 개의 조국을 가슴에 품고
오롯한
#조선사람으로 살기 위해 분노하되 증오를 선택하지 않는 삶
#나는 조선사람입니다
[ ABOUT MOVIE ]
일본은 차별하고 한국은 외면했지만, 한 번도 조국을 버리지 않은 사람들
식민과 분단의 증언자, 재일조선인 76년 역사를 오롯하게 담다
분노하되 증오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지켜온 사람들의 숭고한 기록!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시대가 외면하고 이념이 가두었지만 꿋꿋하게 자신을 지켜온 사람들, 재일조선인 76년의 역사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식민과 분단의 증언자이며, 여전히 일본과 한국에서 이방인으로 차별받고 외면받고 있는 1세부터 4세까지 다양한 재일조선인들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내밀한 상처를 함께 목도하고 성찰의 시간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재일조선인은 일본 식민 지배의 결과로 일본에 거주하게 된 조선인과 그 후손들을 일컫는 말이다. 해방 후 여러 사정 때문에 일본에 남게 된 그들은 ‘조선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재일조선인 1세대는 무엇보다 후손들의 민족성 고양을 가장 중시했다. 우리 말과 역사, 문화를 가르치기 위해 십시일반으로 가장 먼저 학교를 세웠고, 조선학교의 역사는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식민 지배 35년간의 뼈아픈 역사를 지나자마자, 그들이 맞닥뜨린 비극은 남과 북의 분단과 이념 대립의 냉혹한 시간이었다. 재일조선인 사회는 대한민국(남한)을 지지하는 재일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지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이하 ‘총련’)로 크게 양분되었다. 이승만 정권을 지나 박정희, 전두환 정권까지 ‘냉전’의 격화로 자본주의, 사회주의 진영간 신경전이 극렬했기에 남한은 ‘민단’만을 동포로 여겼고, 북과 교류하는 ‘총련’계는 국가보안법을 내세워 철저히 외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독재정권은 국내에 유학 온 민단의 청년들을 체제 강화의 희생양으로 삼았다. 재일조선인 유학생들을 북한의 지령을 받아 남한에 암약해 온 ‘유학생 간첩단’으로 조작한 1975년의 간첩조작사건이 바로 그것. 이들 130여 명의 희생자 중 재일조선인 2세인 강종헌, 이동석, 이철 등이 영화에 등장해 당시를 증언한다. 조국이라 여긴 대한민국은 단지 조국을 그리워했을 뿐인 꽃다운 청년들에게 일생의 상처를 안겼다. 하지만 강종헌 씨는 13년 수감 후 가석방으로 출소하자 두 가지 삶의 원칙을 세웠다. 하나는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살아야 되겠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분노하되 증오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 되겠다는 것.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식민과 분단의 증언자로 비극의 역사 한가운데에서 자신의 삶을 숭고하게 지켜가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작품이다. 늘 남과 북의 양자택일을 강요받던 그들은 당연하게도 남도 북도 모두가 내 조국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역사에 의해 남겨진 짙은 상처도 미소로 승화하는 이들의 가장 속 깊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국가폭력에 의해 삶의 큰 귀퉁이가 잘려나가는 고통을 겪었음에도 아픔을 뒤로한 채 더 나은 내일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재일조선인들의 삶은 보는 이로 하여금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영화를 통해 백 마디의 말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전하는 고요하고도 묵직한 울림을 느낄 수 있다.
일본의 차별과 한국의 외면 속에서도 오롯하게 자신을 지키며 살아온 재일조선인들의 숭고한 마음을 만날 수 있는 영화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12월 9일 극장 개봉 예정이다.
조선학교 학생들과 학부모, 통일운동가들, 간첩조작사건 피해자들
과거를 성찰하고 현재를 긍정하며 희망의 미래로 함께 나가가다!
18년간의 취재로 아우른 통시적이고 공시적인 사려 깊은 집대성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김철민 감독이 2002년 금강산관광에서 처음 만나게 된 재일조선인들에 대한 강한 끌림과 궁금증 때문에 시작하게 된 작품으로, 18년간 일본을 넘나들며 만나온 재일조선인들의 삶을 통시적이고 바라보고, 공시적으로 파고들어 사려 깊게 집대성한 보기 드문 다큐멘터리다.
지금까지 재일조선인을 다룬 다양한 영화들이 있었다. 2007년 3만 4천여 명의 관객을 모은 김명준 감독의 영화 <우리학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조선학교’ 이야기를 통해 재일조선인들의 현재를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담아 사랑받았다. 학교와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통해 공시적인 관점에서 재일조선인들의 삶을 담아 사랑받은 작품들이었다. 김철민 감독의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 보기 드문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재일조선인 1세부터 4세, 5세 아이들까지 등장하며 전 세대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통시적으로 바라보고, 현재의 관점에서 세밀하게 공시적으로 총망라함으로써 이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날줄과 씨줄로 직조해냈다. 특히 영화를 넘어 하나의 역사적 기록물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18년간의 취재가 사려 깊게 집대성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먼저 영화에 등장하는 재일조선인 1세들은 그야말로 일제강점기를 온몸으로 살아낸 역사적 증언자들로 더욱 귀중한 구술 기록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일본 사회에 재일조선인 1세대는 몇 분이 남아있는지 모를 정도로 많은 분들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한 분 한 분의 증언이 갖는 의미와 무게가 남다르다. 영화는 생전에 이분들을 취재함으로써 왜 재일조선인이 되었는지, 일본에서 어떤 차별을 당했는지를 텍스트가 아닌 생생한 육성으로 담아냈다. 재일조선인 2세들은 현재진행형의 역사를 살아내고 있다. 교토 조선 제3초급학교의 교장 강수향 선생은 점점 줄어드는 보조금으로 어려워진 학교 운영을 고민하지만 끝까지 소명을 다한다. 간첩조작사건 피해자인 재일조선인 2세의 이야기도 지금의 우리가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역사다. 고국에서 배움을 이어가기 위해 일본에서 귀국한 유학생들은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의 안정을 위해 희생됐다. 하지만 영화는 오늘날 민족의 역사를 누구보다 열렬히 공부하고 통일 운동에 앞장서는 그들의 모습 역시 담아냈다. 재일조선인 3세들은 현재 일본 사회의 극심한 혐한 정서와 그로 인한 차별 속에서도 자신들의 권리와 정체성을 지켜내고 있다. 이들이 활동하는 조직은 각자 다르고 한글교육, 조선학교 차별 반대 등 노력하는 분야도 다르지만 일본 사회에서 조선 민족의 민족성을 존중하고 보장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영화에는 선배들의 노력으로 ‘조선사람’이라는 뚜렷한 정체성과 역사의식을 갖추고 성장해가는 재일조선인 4세와 5세들의 밝고 당당한 모습이 담겼다.
과거를 성찰하고 현재를 긍정하며 희망의 미래로 함께 나아가는 영화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12월 9일 극장 개봉해, 오롯하게 함께 우뚝 선 이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시작한다.
자이니치, 조센징, 김치놈, 꼬끼부리(바퀴벌레)가 아니라 ‘조선사람’입니다
재일조선인 이슈에서 나아가 차별과 혐오에 맞서는 모두의 이야기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가고 있는 우리 시대 소수자에 건네는 연대와 응원
<나는 조선사람입니다>의 포문을 여는 장면은 혐한 정서가 극대화 된 일본 사회의 모습이다. ‘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의 거친 언사와 행동을 재일조선인들이 일상으로 마주한다는 사실은 자연스레 일본 사회에서 소수자로 차별받으며 살아온 재일조선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한다.
재일조선인 3세 박정임과 박금숙 씨 아이들을 조선학교에 보낸 학부모로 수년간 감당해야했던 트라우마를 떨리는 목소리로 전한다. 재특회를 위시한 습격 데모 단체들이 조선학교를 수시로 찾아와 벌이는 헤이트 스피치가 학부모는 물론 학생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상상 이상의 강도임을 느낄 수 있다. 재특회의 혐오의 말과 행동이 얼마나 두려웠으면, 9살밖에 안된 아이가 연필을 바짝 깎아서 그것을 재특회에 맞서는 무기로 쓰겠다는 마음까지 품게 되었을까. 재특회는 2007년 혐한과 극우의 정서를 등에 업고 발족한 시민단체로 욱일승천기를 들고 폭력적인 언행을 동반한 재일조선인 특권 반대 가두 시위를 주로 벌였다. 영화 속에서도 나오듯 조선학교를 찾아가 폭언과 협박, 기물파손을 일삼는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이들의 만행은 일본 사회 내에서도 사회 문제로 인식되어 2016년, 일본 거주 본국 외 출신자에 대한 차별적 언동을 금지하는 ‘헤이트 스피치 해소법’ 시행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나는 조선사람입니다>에서 재일조선인들이 마주하는 차별과 혐오는 사실 그들만의 일상도 아니고 일본 사회만의 이슈도 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 15년째 국회에서 표류중인 ‘차별금지법’의 사례를 보더라도 작금의 우리나라에 전하는 메시지도 남다르다. 우리 사회는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백래시와 혐오 정서가 사그라들기는 커녕 날로 거세지고 있어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인 다양성이라는 가치가 유린되고 있다. 정치권도 이러한 혐오 정서에 맞서기보다 표 계산을 위해 도리어 편승하는 분위기여서 사회적 소수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들에게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그 모든 혐오와 차별에도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가는 재일조선인들의 눈부시게 당당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힘찬 연대와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영화에서 드러나듯 조선학교 차별 반대 시위를 하는 재일조선인들에게 일본 시민들의 반응은 100% 호의적이지 않다. 하지만 우리의 말과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자립적으로 조선학교를 세웠던 선대 재일조선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끔 평화적으로, 하지만 또렷한 음성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은 민족성을 보장받기 위한 목소리를 이어간다. 이렇듯 계속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미움만이면 증오심만이면 원동력은 되지만 쭉 싸우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분노하되 증오하지 않는 삶’을 사는 재일조선인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희망이 된다.
분노하되 증오하지 않으며 당당히 자신의 지켜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12월 9일 극장 개봉해, 세상의 모든 소수자에게 연대와 응원의 마음을 전할 예정이다.
제1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
통일/민중운동, 국가폭력 등 우리사회 소외된 이슈를 성찰하고 기록하다
휴먼 다큐멘터리스트 김철민 감독의 세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걸음의 이유><불안한 외출>에 이어 휴먼 다큐멘터리스트 김철민 감독이 선보이는 세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다. 김철민 감독은 현재 ‘다큐창작소’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분단과 통일 문제, 국가보안법 문제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슈를 꾸준히 다뤄오고 있다.
김철민 감독은 2011년 음악을 통해 시대의 모순을 노래하는 민중가수 ‘백자’의 이야기를 담은 <걸음의 이유>로 장편 다큐멘터리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걸음의 이유>는 동명의 솔로 앨범을 발표하는 가수 ‘백자’의 이야기를 통해 민중운동 진영의 변화를 담았다. 2015년 개봉한 두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불안한 외출>은 이념 대립에 의해 고통을 겪는 한 가족의 이야기로, 국가보안법 이슈를 다뤘다.
김철민 감독은 2002년 금강산에서 청년들의 통일행사를 기록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촬영하러 갔다가 재일조선인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스로가 재일조선인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재일조선인들과 헤어질 때 그들이 서럽게 우는 모습을 보며 분단이 무엇인지 비로소 느낀 그는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2005년부터 일본을 방문하며 재일조선인들을 만나게 됐다. 감독은 “일본 사회는 왜 여전히 재일조선인을 차별하는가, 그리고 굳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왜 그들은 일본 내에서 조선인으로 살아가는가”와 같은 개인적인 의문으로 시작해 재일조선인을 만나 그들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작업을 이어가던 중 정체성을 찾기 위해 한국에 유학 왔던 재일조선인들이 1970년대에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사건을 다뤄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해당 사건의 피해자분들을 만나 취재를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만들게 된 작품이 <나는 조선사람입니다>였다. 그러나 영화는 간첩조작사건을 중심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재일조선인들의 역사를 보여주며 그 사회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폭넓게 다룬다. 영화는 조선학교 문제뿐만 아니라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조총련), 재일대한민국민단(민단), 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재일한국청년동맹(한청) 등 재일조선인 사회 안의 다양한 단체의 역사와 경과를 다루고, 그 안에서 청년기를 보낸 분들이 어떤 고민을 했는지도 담는다.
김철민 감독은 누구보다 강하고 따뜻하게 살아가는 재일조선인분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동시에 그들을 배제하거나 때론 희생자로 삼으려 했던 한국사회의 모습도 성찰해볼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를 제작했다. 감독은 “멀리서 누군가 배제되고 혐오, 차별받고 있음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라고 생각해볼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감독 자신이 느낀 것이 관객에게도 닿을 수 있기를 바라며 영화를 완성했다.
시대의 속살을 파고들며 우리사회 소외된 이슈를 다뤄온 김철민 감독의 세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12월 9일 개봉해, 재일조선인 이야기를 통한 다양한 담론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
[ KEYWORD ]
# 재일조선인
일본의 식민지 지배의 결과로 일본에 거주하게 된 조선인과 그 자손들이다. 재일동포와 후손들 전체를 말하는 개념이며 국적에 따라 ‘조선인’, ‘한국인’으로 구별되는 존재가 아니다. ‘재일조선인’의 범주에는 조선적자, 한국국적자, 일본국적 취득자까지 포함된다. 일본에 거주하던 한국인의 상당수가 해방 후 한반도로 귀국했지만 혼란한 정세와 생계 문제 등으로 일본에 잔류를 선택한 사람들도 있었으며 이들이 재일조선인 1세대를 형성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전쟁과 분단이 연이어 발생했다. 일본에 남은 재일조선인들은 한반도의 혼란한 정세의 영향을 받아 이들 사회에서도 북한 사회와 남한 사회를 지지하는 입장으로 양분해 각각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조총련)과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의 양대 단체 발족으로 이어진다. 재일조선인들은 일본의 차별과 냉대 속에서도 후손들에게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고 전수하고 있다. 오늘날 일본에는 재일조선인 동포 5세까지 거주 중이다.
# 조선학교
광복 후에 재일조선인들이 후손들에게 우리 말과 역사의 교육을 위해 십시일반으로 세운 학교다. 1945년 만들어진 ‘국어강습소’가 그 시작이며, 그해 말에만 전국적으로 500여개소가 세워졌다. 그후 민족교육에 앞장선 활동가들에 의해 ‘조선인학교’라는 체계적인 학교로 변모해갔다. 2018년 현재 일본 전역에 64개교의 조선학교가 남아있으며 유, 초, 중, 고, 대학교까지 정연한 민족교육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학제는 우리나라와 동일한 6,3,3,4제로 되어있다. 학생 수는 초기 4만여 명에 달하기도 했으나 약 7천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일본 교육법에 준하는 ‘각종학교’(1조교, 전수학교의 다음)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지자체로부터 교육보조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학교의 재정은 전적으로 수업료와 동포들의 기부로 꾸려지고 있다. 일찍이 재일조선인을 ‘해외공민’으로 인정한 북한 정부는 1957년 ‘교육원조비와 장학금 1억엔’과 교과서 등을 보내 민족교육을 지원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반면 한국정부는 재일동포의 민족교육을 철저히 외면해왔다.
# 한통련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약칭 한통련)은 1973년 8월 15일 재일동포들이 한국의 민주화와 조국통일을 목표로 설립한 단체이다. 초대 의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박정희 정권은 한통련 결성을 저지하려고 김대중 납치사건을 강행했으나 예정대로 결성대회를 개최하고 일본 전국에서 김대중 구출운동, 유신독재 타도 투쟁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결성 당시 명칭은 한국민주회복통일촉진국민회의(약칭 한민통)이며 1989년 조직을 개편하면서 현재의 한통련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민주화 운동에 공헌했지만 반국가단체로 규정되어 한국 입국이 금지되어 왔으나 2003년 해외 민주인사 고국방문사업에 초청받아 입국이 허가되었다. 2017년에는 일본에서도 촛불시위를 추진하는 등 계속해서 민주화와 통일을 목표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 간첩조작사건
1972년 유신헌법 발표 이후 박정희 정권에 대한 반감이 날로 높아지자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중앙정보부를 필두로 연이어 간첩조작사건을 일으켰다. 특히 자신을 방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나 정권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주로 희생되었는데 재일조선인도 그에 해당했다. 해방 후 일본에 머문 60만 명의 동포들을 한국의 정보기관은 ‘우회 침투’한 간첩으로 조작했다. 그저 조총련계 사람들과 사적인 교류가 있었다든가 북한의 선전물을 접해봤다든가 하는 사소한 구실을 억지로 엮어낸 것이다. 1975년 11월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 김기춘은 ‘북괴의 지령에 따라 모국 유학생을 가장하여 암약해온 간첩’들을 검거했다면서 재일동포 학생 10여 명을 포함 21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한다. 이후 12월 보안사에 의해 영화에 등장하는 강종헌, 이동석, 이철 등이 추가로 구속된다. 대부분에게 사형 등의 중형이 선고되어 오랜 시간 고초를 겪어야 했다. 이렇듯 재일동포 젊은이들은 불법 연행과 고문, 그리고 한국 사회의 외면 속 ‘간첩’이 되었다. 2010년부터 재일동포 간첩 조작사건의 재심이 시작되었고 피해자 130여 명 중에서 재심을 신청한 36명 전원이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아직도 많은 피해자가 낙인을 안은 채 숨어살고 있다.
# 재특회
‘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의 약칭. 2007년 혐한과 극우의 정서를 등에 업고 발족한 시민단체다. 이들은 욱일승천기를 들고 폭력적인 언행을 동반한 재일조선인 특권 반대 가두 시위를 주로 벌였다. 영화 속에서도 나오듯 조선학교를 찾아가 폭언과 협박, 기물파손을 일삼는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재특회의 문제점은 다른 극우 포퓰리즘 집단이 그렇듯 거짓 선동으로 혐오 감정을 부추겨 세력을 결집한다는 데 있다. 그래서 2014년 일본 경찰은 재특회를 극우 단체로 공식 인정했다. 그리고 이들의 만행은 일본 사회 내에서도 사회 문제로 인식되어 2016년, 일본 거주 본국 외 출신자에 대한 차별적 언동을 금지하는 ‘헤이트 스피치 해소법’ 시행의 배경이 되었다. 하지만 일본은 보수 성향의 자민당이 집권하고 있어 표현의 자유 등을 근거로 재특회의 혐오 행위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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