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나이트
The Green Knight, 2021
개봉 2021.08.05
장르 판타지,
로맨스/멜로,
드라마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30분
국가 미국, 영국, 캐나다, 아일랜드
평점 ![star](https://cdn.udanax.org/star.png)
6.4
그린 나이트 관련 영상클립
줄거리
˝녹색 기사의 목을 잘라 명예를 지켜라˝
크리스마스 이브,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 앞에 나타난 녹색 기사,
˝가장 용맹한 자, 나의 목을 내리치면 명예와 재물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단, 1년 후 녹색 예배당에 찾아와 똑같이 자신의 도끼날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아서왕의 조카 가웨인이 도전에 응하고
마침내 1년 후, 5가지 고난의 관문을 거치는 여정을 시작하는데…
전설이 될 새로운 모험, 너의 목에 명예를 걸어라!
[ ABOUT POEM ]
중세 문학 최고의 걸작 [가웨인 경과 녹색의 기사]
‘그린 나이트’는 14세기 영국에서 집필된 2,500행으로 이루어진 작가 미상의 두운시 [가웨인 경과 녹색의 기사]를 원작으로 한다. 아서왕 전설을 다룬 이 작품은 랜슬롯과 귀네비어, 마법사 멀린, 성배 찾기와 같은 이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었다. 그러다 1925년 [반지의 제왕]의 작가 J. R. R. 톨킨이 해석해 최초로 현대어로 번역하여 세상에 내놓으면서 대중적으로 읽히게 되었고, 이때부터 수십 년 동안 독자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게 되었다. 기사도와 마법, 유혹, 변신, 자아 발견이 담긴 상징과 비유, 수수께끼가 겹겹이 쌓인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오랜 세월 동안 독자와 학자들, 예술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 전설 가운데서도 해석상의 여지가 많고 매혹적이고 영화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이야기로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크리스마스 절기에 안개 속에서 등장한 녹색 기사는 섬뜩하지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제안을 받아들인 자원자는 도끼로 녹색 기사의 목을 내리쳐야 한다. 단, 목을 친 용감한 기사는 1년 후 녹색 예배당으로 가서 녹색 기사가 내리칠 도끼날을 받는다는 조건이다. 아서왕의 궁정에서 무모하고 고집 센 젊은 청년 가웨인이 도전에 응하고, 1년 후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 그 과정에서 산 자와 죽은 자, 초현실적인 존재를 만나고 이들은 가웨인의 여정 속에서 그가 자아를 성찰하도록 돕는다. 버틸락의 성에서 성주 부인의 유혹을 받은 가웨인은 다시 길을 떠나 녹색 기사를 만난 후 숲에서 마지막 대결을 한다. 이때 가웨인은 기사도 정신에 따라 수락했던 게임에 대비해서 가지고 다니던 상징적인 녹색 띠를 지닌 채 대결에 임한다.
원작은 고대의 아일랜드 서사시나 12, 13세기 프랑스풍의 기사의 사랑과 모험을 다룬 로망스 문학에 등장하는 목 베기 게임, 여인의 유혹, 획득물 교환 게임을 주요 소재로 설정해 핵심 주제인 성배 찾기, 즉 자아와 정체성 규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세 소재의 절묘한 혼합은 다른 중세 로망스 문학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예술적 장치로서 [가웨인 경과 녹색의 기사]가 중세 문학의 압권이라 불리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자아 발견을 향한 가웨인의 모험은 첫 번째 목 베기 게임을 시작으로 여인의 유혹, 획득물 교환 게임 순으로 진행되어 마지막에 다시 목 베기 게임으로 끝난다. 완벽한 기사도의 실현은 다섯 가지 덕목인 관대함, 신의, 순결, 예의범절, 연민의 실행으로 달성하는데, 이 중 한 가지라도 기준점에 이르지 못하면 실현할 수 없기에 이상주의 가치관으로 간주된다.
중세 연구가 짐 냅은 [가웨인 경과 녹색의 기사]에는 대단히 매혹적이면서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미스터리가 핵심적이며 이야기의 중심에는 ‘자연 대 문명’이라는 이분법이 자리한다고 설명한다. 교훈적인 의미를 함축한 기독교적인 시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켈트족의 시로서 자연과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살았던 과거의 영웅들과 자연을 신으로 섬겼던 이들에 관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카멜롯은 고도의 문명을 나타내고 카멜롯에 들이닥쳐 가웨인에게 목이 베이는 녹색 기사는 자연을 의미한다. 아서왕으로 대변되는 하나의 문명이 과거의 망령과 씨름하는 모습은 기독교와 구습 간의 싸움에 관해 우의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작품에 내포된 긴장감은 불가사의한 거구의 녹색 기사로 상징되는 이교 세력과 기독교 간의 경쟁에서 비롯된다.
페기 냅은 “아서왕의 궁정에서 특권을 누리던 가웨인은 의미 있는 여정을 떠난다. 이 서사시적인 여정에서 가웨인은 내면적으로 성숙해지고 명예를 얻는 법을 알게 된다”면서 “목숨을 건 게임에 당당히 응한 주인공이 여정을 통해 성숙해지는 이야기”라고 정의한다. “제임스 본드와 같은 현대판 영웅과는 정반대에 있는 인물”이라며 “여러 유혹을 견뎌 내는 과정 속에 완벽해지길 원하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훌륭한 전사가 되는 것에서 사회적인 정체성을 찾으려고 하는, 그야말로 완벽을 추구하는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과 같다”고 설명했다.
데이빗 로워리 감독 역시 “가웨인은 개인이 어떻게 하면 완전무결해질 수 있는지 그 가치를 깨닫는 방향으로 서사시적인 탐구를 해나간다. 이야기의 뿌리인 자신의 자아를 찾아 나가는 한 청년과 관련된 기사도의 개념은 지금 시대에도 시의적절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시가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전해 내려올 수 있는 이유를 작업을 하며 실감했다. 원작 시에 담긴 의미와 상징이 워낙 풍부하기 때문에 다양한 각색이 가능하면서도 뛰어난 문학 작품에 담긴 의미를 말로 다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웨인 경과 녹색의 기사]는 14세기에 쓰였지만 완전히 현대적이다. 거의 천 년 동안 같은 시대의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니 너무 놀랐다”며 “이번 작업은 원작과의 대화로, 원작 시에 담긴 가치를 반영하는 한편 그러한 가치를 지금 이 시대의 문화 속에서 어떻게 관객에게 울림을 줄 수 있도록 할 것인지 탐구했다”면서 각색의 방향을 설명했다.
[ ABOUT MOVIE ]
‘반지의 제왕’, ‘호빗’을 잇는 대서사 어드벤처 블록버스터
영화 ‘그린 나이트’는 가웨인 경과 녹색 기사의 명예를 건 목 베기 게임과 5개의 관문을 거쳐야 하는 거대한 여정을 그린 대서사 어드벤처 블록버스터이다. J. R. R. 톨킨이 세상에 처음 소개한 원작을 현대적으로 스크린에 옮겼다. 영화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데이빗 로워리 감독은 롤링스톤지 선정 2017년 최고의 영화 TOP 10에 오른 ‘고스트 스토리’로 깊이 있는 시선과 세련된 연출 감각을 인정받았다. 이번 영화 역시 독창적이고 감각적으로 완성해 “완벽에 가까운 걸작“이라는 극찬을 이끌어냈다.
명예를 건 여정을 떠나는 가웨인 역에는 ‘슬럼독 밀리어네어’, ‘라이언’으로 국내에서도 인지도 높은 데브 파텔이 분해 강렬한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더 킹: 헨리 5세’, ‘위대한 개츠비’의 조엘 에저튼, ‘더 위치’ 랄프 이네슨과 ‘대니쉬 걸’, ‘툼레이더’의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극의 중심을 잡는다. 여기에 ‘홈랜드’의 사리타 초우드리,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의 에린 켈리먼, ‘왕좌의 게임’ 케이트 딕키, ‘미션 임파서블’ 숀 해리스, ‘덩케르크’ 배리 키오건이 합류한 완벽한 캐스팅으로 영화의 몰입감을 높인다.
‘반지의 제왕, ‘호빗’, ‘어벤져스’, ‘혹성탈출’ 시리즈와 ‘아바타’, ‘킹콩’ 등의 영화로 비주얼 혁명을 일으킨 세계적인 디지털 그래픽 스튜디오 웨타 디지털의 최첨단 기술력이 더해진 영상은 환상적인 화면을 완성했다. 매 컷마다 신비한 느낌을 자아내 마치 미술관에서 명품 전시회를 감상하는 듯한 황홀한 경험을 선사한다.
독보적인 행보로 믿고 보는 영화사로 자리매김한 A24가 제작을 맡아 신뢰를 더하며 또 하나의 웰메이드 작품의 탄생을 예고한다. A24는 ‘미나리’의 북미 배급사로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문라이트’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작 ‘룸’, 공포 명장 아리 애스터의 ‘미드소마’, ‘유전’, BBC와 더 가디언이 선정한 21세기 100대 영화 ’언더 더 스킨’, 칸영화제 초청작 ‘플로리다 프로젝트’, 골든글로브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그레타 거윅 감독의 ‘레이디 버드’ 등 완성도 높은 화제작을 만든 할리우드 신흥명가이다.
현대 관객들을 위한 고전의 새로운 해석
아서왕의 조카인 가웨인 경은 아서왕 전설 속 원탁의 기사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인물이자 기사도의 모범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랜슬롯을 추앙한 후대 프랑스 작가들로 인해 가웨인의 위상은 바닥까지 떨어졌지만, [가웨인 경과 녹색의 기사]가 워낙 현대적이고 시대를 초월하는 주제로 영문학사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으면서 가웨인은 다시금 대중문화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영화의 각본을 쓴 데이빗 로워리 감독은 대학교 1학년 때 영문학 수업에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 등 서양 고전 문학 작품을 배우면서 [가웨인 경과 녹색의 기사] 시를 읽었다. “한 젊은이가 승리의 대가로 터무니없는 게임에 응한다는 점”에 흥미를 느끼고 이 시를 20년 동안 머릿속에 담아두었다. 로워리 감독은 그 사이 ‘에인트 뎀 바디스 세인츠’로 장편 영화를 시작해 ‘피터와 드래곤’, ‘고스트 스토리’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완성도 있는 작품을 선보이며 실력을 갖춘 감독으로 영화계에 자리잡았다. 그리고 2018년 3월, 또 다른 디즈니 영화의 각본 작업을 하다가 쉬던 중 어린 시절에 봤던 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 ‘윌로우’의 기념 캐릭터 인형 몇 개를 우연히 발견하고는 자신만의 서사시적인 판타지 모험담을 구상했다.
감독은 원작을 다시 읽어 보면서 문학 이론과 에세이, 비평가 등 연구학자들과 함께 원작 시에 담긴 의미를 연구해 원작에 풍부하게 담긴 상징의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과 동시에 각색 작업도 시작해 3주만에 각본을 완성했다. 수정 보완 과정에서 [왕좌의 게임]에 열광하긴 하지만 명예와 기사도라는 개념이 낯선 현대인들에게 목 베기 게임에 대해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하자, 캐릭터 간의 설정과 전개에 있어 영화만을 위한 변형이 필요했다.
이에 로워리 감독은 원작의 후반부에 언급되는 ‘모건 르 페이’라는 인물을 특히 관심을 두고 들여다봤다. 모건 르 페이는 남성이 지배적인 사회에서도 존재하고 있는 여성의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인물로 해석해 영화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도록 했다. 원작에서는 가웨인의 이모이지만 영화에서는 엄마로 설정했고, 버틸락 성에 있는 수수께끼 같은 눈먼 여성으로서 남성들을 막후에서 조종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듯한 모습으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또한 원작에서는 대부분 상징으로 묘사된 기독교와 이교 사상 간의 긴장 관계를 영화에서는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냈다. 영화의 문을 여는 첫 대사인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셨어요”는 녹색 기사가 나타나기 전, 자유롭고 성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가웨인의 모습과 병치시켜 그 의미를 부각시켰다. 또한 영화의 말미에 유혹과 방랑에 이끌린 자신의 모습에 참회한 후, 가웨인의 선택을 마치 그리스도의 십자가형처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대표적이다.
감독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아서왕의 궁정은 왕국의 기독교적인 측면을 나타내지만 너무 명확하게 드러내서 보여주고 싶진 않았다. 영화에서 모건 르 페이는 이교도에 가까운 인물로서 지상의 세속적인 측면과 관련이 있다. 오프닝 장면에서 아서왕의 이야기로, 가웨인이 녹색 예배당에 도착했을 때 부서진 십자가로 그리스도론을 나타냈다. 자연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영화를 보는 이들의 해석에 달렸다”
‘그린 나이트’는 14세기에 쓰인 원작 못지않게 해석상의 여지가 많으면서도 처음과 중간, 끝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남성과 여성이 자신의 운명에 작용하는 보이지 않는 힘을 위해 싸우고 이때 자연은 그러한 과정에 어둠의 손길을 뻗친다. 로워리 감독의 손에서 탄생한 ‘그린 나이트’는 유혹과 방랑, 은유적인 우화를 예술적으로 그려내 매혹적인 서사로 만나는 스크린 예술탐험이자, 21세기 ‘반지의 제왕’으로 기억될 것이다.
매력적인 이야기를 완성하는 최상의 캐스팅
‘그린 나이트’에서 아서왕의 궁정에서 뛰어 놀며 젊음을 즐기는 자유로운 10대인 가웨인은 완벽하진 않지만 호감이 가는 인물이다. 이 서사시에서 으뜸가는 기사는 아니지만 목 베기 게임에서 자발적으로 원탁으로 나와 녹색 기사의 목을 베며 용감한 면모를 보여준다.
로워리 감독은 “영화 속 가웨인은 형편없는 인물도 아니고 최상의 모습도 아니지만, 자신이 결점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주인공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면서 “오늘날 사람들이 현대의 남성성에 대해 던지는 의문에 주인공이 일정 부분 답을 줄 수 있길 바랐다”고 밝혔다.
가웨인 역의 데브 파텔은 드라마 ‘스킨스’ 출신으로 ‘슬럼독 밀리어네어’, ‘뉴스룸’, ‘라이언’ 등의 작품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고 다양한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카멜롯에서 가문의 권력을 업고 편하게 살아가는 한 청년이 명예를 위해 여정을 떠나 다양한 존재들을 만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완벽히 소화한다. 데브 파텔은 능숙한 연기력으로 미숙한 인물에서 성숙함과 진실성을 찾아 떠나는 가웨인의 여정과 인물의 핵심이 되는 영웅적 자질을 그려낸다.
파텔은 “한 젊은이가 자신의 자아와 씨름하고 성공을 이뤄내서 마침내 고귀하고 진실한 인간이 되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된다는 내용에 마음이 끌렸다”고 밝혔다. “원작 시는 물론 시에 담긴 긴장감과 극적인 요소를 잘 포착한 시나리오도 매력적이었다. 이야기의 핵심에 가슴을 뛰게 하는 요소가 여타의 시나리오와는 다른 리듬으로 다가왔다”고 출연의 이유를 말했다. 로워리 감독이 쓴 각본의 초고에서 주인공은 거의 구제 불능이었지만 “의문스러운 상황으로 가득한 엄청난 여정을 이 주인공과 함께해 나가려면 역경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데브 파텔의 의견에 따라 이야기를 수정했다. 이에 미성숙함과 영웅성을 모두 갖춘 가웨인의 모습을 모두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대니쉬 걸’로 아카데미시상식과 미국배우조합상, 크리틱스초이스시상식, 새틀라이트어워즈를 휩쓸고 ‘툼레이더’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카멜롯에 있는 가웨인의 연인 에셀 역과 여정 중에 가웨인을 유혹하는 귀부인 역으로 1인 2역을 맡았다. 뚜렷이 다른 지점에 있으면서 이야기 속에서 서로 연상 작용을 불러일으키는 두 인물을 통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확인시켜준다. 에셀은 철부지 청년인 가웨인에게 인간으로서의 도리에 대해 가책을 느끼게 하고, 성주의 아내는 가웨인에게 목숨을 지켜준다는 녹색 허리띠를 선물하면서 기사로서의 수치심에 대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더 킹: 헨리 5세’, ‘위대한 개츠비’의 조엘 에저튼이 성주 역으로서 극에 무게를 더하며 대단한 위엄을 과시한다. 에저튼은 2004년 안톤 후쿠아 감독의 영화 ‘킹 아서’에서 가웨인 경을 연기한 바 있다.
인도계 영국 배우인 사리타 초우드리는 모건 르 페이를 상징하는 인물로 등장해 신비함을 더한다. 원작 시에서는 지리적인 정보로만 암시되었던 성 위니프레드 역은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에 나온 에린 켈리먼이 맡아 특별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더 위치’의 랄프 이네슨이 녹색의 기사로, ‘왕좌의 게임’ 케이트 딕키가 왕비 역을, ‘미션 임파서블’ 숀 해리스가 아서왕 역을 맡고 ‘덩케르크’ 배리 키오건 등 쟁쟁한 배우들이 합류했다.
[ PRODUCTION NOTE ]
완벽한 도덕성을 실현하기 위한 여정
영화 속 세계의 구현
2018년 봄, 제작진은 원작에서 드러나는 웨일스의 풍경, 날씨, 성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아일랜드 위클로주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더블린과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위클로주는 40여 년 전 스탠릭 큐브릭의 ‘배리 린든’과 존 부어만 감독의 ‘엑스칼리버’가 촬영된 장소다. 아서왕의 장엄한 성과 권좌가 있는 카멜롯성 또한 아일랜드 티퍼레리주의 카히르성에서 촬영했다. 카히르성은 1142년에 토몬드의 왕자 코너 오브라이언이 건설한 돌로 쌓은 요새이다. 아서왕의 궁정 내부는 성 인근의 사운드스테이지에 세워졌다.
영화의 문을 여는 단막극과 같은 목 베기 게임 장면은 크고 웅장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내부 중앙에 원탁을 위치시켰다. 원탁은 이전의 많은 영화에서 다각별 형태로 나왔지만 이번 작품에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새롭게 구현했다. 기존 영화에 나온 원탁이 각 영화의 미학에 맞춰 개성 있게 등장했던 것처럼 ‘그린 나이트’의 원탁은 실용적 측면을 고려했다. 이에 녹색 기사가 아서왕에게 가까이 갈 수 있고 궁정 안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보는 앞에서 가웨인이 이 침입자와 싸울 공간이 있으며 첫 번째 목 베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중심이 개방된 원 모양의 원탁을 구현했다.
황량한 겨울 풍경을 그려 내다
영화는 크리스마스 절기에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나서 가웨인이 녹색 예배당에서 자신의 목을 내놓는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 로워리 감독은 크리스마스 영화를 좋아한다면서 “원작 시는 전형적인 크리스마스 이야기이다. 크리스마스 절기가 원작에 완전히 깊이 배어든 점이 마음에 들었다”며 “이 작품이 크리스마스 영화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랐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원작에서 풍부한 상징을 담은 짙은 녹색을 주로 사용하면서 보라색, 주황색 등 다양한 색채를 활용해 중세 고전을 대담하게 재해석했다. 또한 회색빛과 녹색으로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중세 겨울의 황량한 겨울 풍경의 계절감을 나타냈다.
아일랜드의 날씨 특성상 제작진은 촬영하는 동안 악천후와 혹독한 추위뿐만 아니라 우박을 동반한 폭풍우까지 겪었다. 촬영 기간 중 거의 대부분을 야외에서 말 위에 앉아 보냈던 파텔은 “의상 안에 방한복을 여러 겹 껴입어도 추위가 단추 구멍을 통해서 들어왔다”고 회상했다. “아일랜드의 대자연에서 4시간을 촬영하고 나면, 마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도 그린 스크린 앞에서 촬영하는 것보다 보람 있고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영화계 거장들과의 협력, 디즈니 영화 속 크리처
‘그린 나이트’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이야기에 웨타 디지털의 기술력을 더해 감탄을 자아내는 디지털 효과를 보여준다. 로워리 감독은 “시각효과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주고자 웨타 디지털과의 협업으로 최첨단 CGI를 폭넓게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웨타 디지털은 피터 잭슨이 1993년에 영화 ‘천상의 피조물’을 위해 설립한 디지털 시각효과 스튜디오로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쳤다. 이후 ‘호빗’, ‘어벤져스’, ‘혹성탈출’ 시리즈와 ‘아바타’, ‘킹콩’, ‘정글북’, ‘알리타: 배틀 엔젤’ 등의 영화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선보였다. ‘호빗’ 시리즈의 골룸, ‘아바타’의 나비족, ‘킹콩’의 킹콩 등의 캐릭터들을 탄생시킨 데 이어 ‘그린 나이트’에서는 주인공 가웨인의 여정을 함께하는 ‘말하는 여우’와 여정 중에 등장하는 ‘거인족’을 비롯한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들어냈다.
배경을 묘사하기 위한 기존의 매트 페인팅 기법부터 최첨단 CGI까지 폭넓게 활용했다. 가웨인이 거인족과 맞닥뜨리는 장면은 원작 시에서 짧게 언급된 부분을 기반으로 작업했다. 최신 합성 기법과 함께 기존의 인위적 원근법을 사용해 진짜같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친근한 느낌을 주는 크리처를 만들었다. 여우 역할은 원작 시에서는 성주 버틸락의 하인이다. 로워리 감독은 이 역할을 사람으로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 “원작 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성주의 사냥, 성주와 자연, 중세 문화와의 관련성을 영화에 모두 포함하기 어려웠다”며 “중요한 캐릭터 하나를 동물로 만들어 원작 시의 주된 주제 중의 하나를 넌지시 내비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여우를 제작하는데 있어 로봇을 사용하는 대신 웨타 디지털의 전문가들이 시각효과로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피터와 드래곤’에서 엘리엇을 만들어낸 애니메이터들이 ‘정글북’과 ‘라이온 킹’에 등장하는 말하는 동물들만큼이나 사실적인 여우를 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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