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들
Sons and Daughters, 2018
러닝타임 35분
국가 한국
아들딸들 관련 영상클립
줄거리
원인을 알 수 없는 우울함에 시달리던 여대생 화령은 충동적으로 전 연인의 집에 찾아가게 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화령에게 이상한 놀이를 제안한다.
(2018년 제23회 인디포럼)
프로그램 노트
<아들딸들>은 도무지 보통의 경로로는 어느 것의 인과율도 찾을 수 없는 영화다. 꿈속에서건 현실에서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우발적으로 일어나고, 쏟아내는 말들을 한데 묶어내기도 어렵다. 공간이 바뀔 때마다 개연성이 없는 이야기들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고, 도저히 그 공간을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처럼 인물들은 서로 악다구니 부리거나 무겁게 가라앉는다. 여기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논리적으로 풀어낼 방법은 없다. 반면 이 영화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음습해서 축축하게 가라앉은 무드를 동력 삼아 영화를 작동시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영화를 강력하게 감싸고 있는 이 음습한 기운과 인물들의 헛도는 말들을 한 축에 엮어보면 자기 환멸과 기만이라는 인간의 가장 취약한 모습이 툭 하고 튀어나온다. 여기 무언가가 결핍된 누군가의 아들딸들이 있다. 한눈에 보기에도 기이한 면이 있는 인물들이 골방에 틀어박혀 기만과 자조를 넘나드는 말의 난투극을 벌인다. 저마다의 결핍을 폭력적으로 들춰내고 상처를 거듭 내는 말들로 서로를 밀어낸다. 어쩌면 그들이 밀어내는 건 스스로일지도 모르겠다. 참을 수 없는 결핍감과 그로 인한 우울을 스스로 혹은 타인에게 속이려 들지만 결국 뒤틀린 모습밖에 남지 않는 게 그들의 현실이다. 그런데 그들의 현실이 그들만의 것일까. 인물들이 서로를 공격하는 말들에 주의를 기울여 보면 사실 그 말들은 헛도는 게 아니다. 겨냥하는 바가 분명하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사람들의 기만적인 면면들이다. 쉽게 단정 짓고 속임으로 해서 일말의 안도를 찾으려 하는 인간들의 고질병. <아들딸들>은 이 진저리 쳐지는 모습들을 생경한 감각으로 끌어올린다. 그게 이 냉소적이고 몸서리쳐지게 음습한 영화에 무섭게 매혹되는 이유다.
(2018년 제23회 인디포럼 / 홍은미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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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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