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소년
Fish Boy, 2018
러닝타임 16분
국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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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물고기 소년 관련 영상클립
줄거리
물고기병은 인간으로 진화하기 전 태초의 물고기처럼 사람들이 있는 물 밖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통을 겪는 병이다. 아빠처럼 물고기병에 걸린 채 태어난 일우. 이런 일우를 주위 사람들은 열등하다고 여긴다. 선생님은 부드럽게 , 친구들은 강압적으로 일우의 물고기병을 고치려 한다. 아빠처럼 물 속으로 사라지고 싶지 않았던 일우는 마음(물)과 현실(물 밖)을 오가면서 점점 사람들과 어울린다. 하지만 친구들과 같은 평범한 인간이 된 대가로 일우는 자신의 정체성을 점점 잃게 된다.
(2018년 제23회 인디포럼)
프로그램 노트
주인공 소년 ‘일우’는 어떤 식으로든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가 아니라,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고 떄로는 직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보통 사람들’처럼 되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 일우는 선생님과 친구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치료’를 물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 잡듯 덥석 받아들인다. 허나 그 ‘치료’는 무척이나 양면적인 특성을 지닌다. 더 이상 겉으로 보이는 차별과 동정어린 시선은 줄어들었지만, 정작 자기 자신이 위선과 폭력을 받아들일 수밖에는 없게 되는 것이다.
〈물고기 소년〉은 개인과 개인, 그리고 개인과 사회 사이 형성되는 관계의 역설을 저예산으로 최대한 추구할 수 있는 판타지적인 기법을 통해 은유하며 드러낸다. 그 기법은 단순히 서사나 설정에서 그치지 않는다. 〈물고기 소년〉은 화면과 사운드의 적극적인 왜곡을 시도하며 드러나는 이미지에서도 분위기를 형성한다. 화면은 마치 어안렌즈로 촬영한 것처럼 둥그렇게 몰려 있고, 사운드 역시 실제로는 도저히 들릴 수 없는 환청과 초음파를 자연스럽게 연상하게 하는 느낌으로 작업되어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왜곡은 주인공 ‘일우’의 처지를 직접적으로 비유하는 연출법으로 사용된다. 극중 설정인 ‘물고기병’처럼 직접적으로 물 밖에서 파닥거리는 물고기의 신세로 여겨지는 일우의 모습을 그리는 동시에, 자신의 밖을 쉽게 보지 못하는 일우의 처지를 동시에 그리는 것이다. ‘치료’는 끝났지만, 왜곡된 시선과 사운드는 쉽게 가시지 못한다. 도리어 일우는 자기 자신이 본래 지니고 있던 정체성마저 점차 잃으며 자신이 받았던 폭력과 위선을 스스로 행사하는 존재가 된다. 마치 군대나 강압적인 분위기의 학교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들처럼, ‘평범’이라는 이름의 ‘괴물’ 같은 존재가 탄생하게 된 셈이다.
개인을 폭력적인 방식으로 일반화된 존재로 만드는 이야기는 이미 수두룩하게 존재했지만, 장르적인 기법을 접목하면서 이를 드러내는 작품은 많지 않았다. 그저 노골적인 리얼리즘을 넘어, 조금은 투박하더라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쉽지 않은 시도를 감독은 자신의 작업으로 보여준 셈이다.
(2018년 제23회 인디포럼 / 성상민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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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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