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워질 때 쯤
Almost free, 2018
러닝타임 25분
국가 한국
평점 ![star](https://cdn.udanax.org/star.png)
4.0
자유로워질 때 쯤 관련 영상클립
줄거리
자율형 사립고 기숙사에 사는 고등학생 재기는 자습시간 몰래 노민과 하영의 생일축하파티를 열어준다. 들킬까 두려워하던 재기는 사감실로 불려가게 된다.
(2018년 제23회 인디포럼)
프로그램 노트
대학 입시를 위한 기숙형 사립고등학교가 배경이다. 하지만 입시물에 등장하기 마련인 학생들 간의 경쟁, 폭력, 갈등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갈등은 오직 사감 선생님과 학생들 간 벌어진다. 엄격한 규율로 통제되는 학교이지만, ‘삶’이 끼어드는 공간이기에 통제 너머 학생들의 모의가 가능해진다. 학생들의 옷은 몸에 꼭 맞는 교복이 아니라 활동이 자유로운 트레이닝복을 입고 생활한다. 엄격하게 통제되는 상황을 보여주는 순간에도, 품이 넉넉한 이 트레이닝복은 자유로움을 영화 곳곳에 배어들게 하는 데 한몫을 한다. 영화는 아이들이 감시를 피해 벌이는 조그만 축제가 누군가의 방문 혹은 교내에서 울리는 방송을 통해 깨어지는 순간을 지속해서 노출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내 장난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이며 상황을 가볍게 넘긴다. 주된 사건은 등록금을 제때 내지 못한 재기가 급작스럽게 학교에서 쫓겨나게 되면서 벌어진다. 등록금을 미납했다는 사실이 곧 불성실의 지표가 되는 상황은, 빈부 격차가 학교를 비롯한 사회생활에서 평가 등급으로 직결됨을 의미한다.
이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평가 구도에 관한 비판적인 코멘트이기도 하다. 영화가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다소 생략적으로 언급하는 이유는 초점이 비판보다는 활기에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강제 퇴소로 학교를 떠나게 된 재기를 친구들이 배웅하는 장면에서 잘 드러난다. 친구들에게 허락된 공간은 건물 현관문 안쪽으로 한정된다. 그런데 뒤돌아 가던 친구들이 걸음을 멈추고 문을 박차고 나와 재기에게 달려든다. 슬로우로 처리된 이 장면은 이것이 환상의 일종임을 표시하는 동시에, 촬영 조명과 장비를 의도적으로 노출하면서 이들의 탈출이 지금 찍고 있는 영화를 탈출할 정도로 힘이 센 것이기를 소망한다. 재기에게 달려들어 헹가래 치는 순간은 장 비고가 <품행제로>(1933)에서 보여주었던 기숙학교 아이들의 난장 시퀀스를 연상시킬 정도로 해방감을 전한다. 다만 이 순간 흐르는 느리고 장중한 베토벤의 현악 4중주는 일말의 비애감을 새겨둔다. 이들은 이후 각자의 길로 흩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날 그 순간만큼은 잊지 않기를. 아니 잊는다 해도 때때로 기억하기를.
(2018년 제23회 인디포럼 / 김소희 영화평론가)
영화정보 더보기
출연진
최근 영화 리뷰
-
"투란도트" 영화에 대한 리뷰
평점: 10
등록일: 2024-05-27 11:27:30
61.77.***.***
-
"인터뷰" 영화에 대한 리뷰
평점: 10
등록일: 2024-04-18 20:15:03
221.140.***.**
-
"사무라이 픽션" 영화에 대한 리뷰
평점: 10
등록일: 2024-03-27 00:39:07
222.104.**.*
-
"짚시애마" 영화에 대한 리뷰
평점: 10
등록일: 2024-03-18 13:54:45
182.211.***.**
-
"주성치와 함께라면" 영화에 대한 리뷰
평점: 10
등록일: 2024-02-23 06:44:29
118.235.**.**
"자유로워질 때 쯤"에 대해 영화 리뷰
오리지널팀으로 보아야 하는 이 숨막히게 아름다운 오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