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보
A Hand-written Poster, 2017
장르 드라마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24분
국가 한국
평점 ![star](https://cdn.udanax.org/star.png)
8.4
대자보 관련 영상클립
줄거리
대학생 혜리는, 대자보를 써서 교수로부터 고소를 당한 날에 함께 쓴 친구 민영을 만나러 동아리로 향한다. 동아리에 들어온 신입생과 고소당한 줄 모르는 민영을 보며 혜리는 갈등에 빠진다.
(2017년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연출의도
진실의 무게
프로그램 노트
여기 하나의 완고한 형식을 필요로 하는 영화가 있다. 핸드헬드로 주인공 혜리를 좇으며 단 하나의 쇼트로 진행되는 영화 <대자보>는, 어떤 면에서는 한 때 독립영화의 한 장르인 것처럼 쏟아져 나오던 영화들을 상기시킨다. 핸드헬드로 한결같이 주인공을 좇던 영화들은 한 시기 유행처럼 많이 제작되며 정체성이 모호해지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만은 그 앞의 인물들과 함께 살아가기로 작정한 것 같았다. 곤경에 처한 주인공의 가장 친밀한 관찰자가 되기로 결심했든, 어떤 선택의 과정에 동행하며 사회적 의제를 부각하려 했든, 인물들의 심리와 선택의 문제에 관해서만은 그들의 방식이 최상의 표현양식이라고 믿는 듯했다.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되는 <대자보> 역시 인물들의 곤경과 선택, 심리와 관찰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앞선 영화들과 관심사는 비슷하다. 그러나 흔들리는 카메라의 활동이 무엇으로 이행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결코 놓치지 않는다.
<대자보>의 카메라 움직임은 관찰하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사건이 된다는 사실을 영민하게 현시한다. 흔들리는 카메라의 움직임이 지닌 일차적인 강점은 아무래도 기동성일 것이다. 어디로든 시선을 돌리며 현재의 사태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활동성을 바탕으로 이 영화의 카메라는 프레임 안팎에서 긴장하는 사건의 추이를 바라본다. 대자보를 쓴 이유로 고발당한 혜리의 곤경과, 그의 내적 고민을 알 길 없는 동료들의 순박해 보일 정도로 열성적인 모습을 번갈아 가며 비추면서, 카메라는 인물들의 쏟아내는 말들이 어떻게 장력을 일으키는지 관찰한다.그때 카메라가 견지하고 있는 자세는 거리 두기식 관찰이라고 보기에는 움직임이 훨씬 치밀하고 혜리의 고민과 내밀하게 관계 맺고 있다. 그래서 카메라가 치밀하게 포착하는 인물들의 심리와 의뭉스럽게 숨긴 정보로 서사와 겨루며 영화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다.관객으로서 시각적으로 간파한 정황과 채 그러지 못한 정황을 굴곡 있게 엮음으로써 서사의 긴장감을 높이는 것이다. 흥미로운 건 이런 영민한 카메라의 움직임으로 인해 이 영화가 오히려 투명해진다는 점이다. 여기선 곤경에 처한 인물을 그저 우직하게 지켜보며 그들을 냉랭한 사회의 한 구석에 더 고립시켜 버리는 일도, 시종일관 주인공과 같이 함으로써 그 순간을 함께 살아낼 수 있다고 여기는 순진한 믿음도 일어나지 않는다. 순수한 목소리를 드높게 내기 위해 대자보를 쓰는 데에 여러 기술이 필요하듯, <대자보>의 카메라는 인물의 진정 밀착된 동행자가 되기 위해 스스로의 시선이 사건이 되는 길을 택한다.
(2018년 제23회 인디포럼/ 홍은미 영화평론가)
영화정보 더보기
출연진
최근 영화 리뷰
-
"투란도트" 영화에 대한 리뷰
평점: 10
등록일: 2024-05-27 11:27:30
61.77.***.***
-
"인터뷰" 영화에 대한 리뷰
평점: 10
등록일: 2024-04-18 20:15:03
221.140.***.**
-
"사무라이 픽션" 영화에 대한 리뷰
평점: 10
등록일: 2024-03-27 00:39:07
222.104.**.*
-
"짚시애마" 영화에 대한 리뷰
평점: 10
등록일: 2024-03-18 13:54:45
182.211.***.**
-
"주성치와 함께라면" 영화에 대한 리뷰
평점: 10
등록일: 2024-02-23 06:44:29
118.235.**.**
"대자보"에 대해 영화 리뷰
오리지널팀으로 보아야 하는 이 숨막히게 아름다운 오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