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의 경관
A Landscape between Past and Future, 2015
장르 다큐멘터리러닝타임 21분
국가 한국
적막의 경관 관련 영상클립
줄거리
1. 산을 깊게 파고 들어간 계곡에서 시작하는 물의 줄기. 그 표면의 잔상과 수면아래 작은 생명체. 정지된 숲과 바위. 이 경관을 스치며 뚫고 들어간 왕복 2차선 도로. 그 끝에 보이는 추모공원. 적막의 경관.
2. 과거에 파묻어 버린 현재. 관성적인 희망으로 채워질 미래. 멀어진 과거로부터의 현재. 다가올 미래로부터의 현재. 과거와 미래가 무수히 만나는 순간의 연속적인 현재. 적막의 현재.
(2019년 제19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연출의도
이 영화는 지난 몇 년간 부모님의 고향인 경상남도 거창에 벌초(伐草)를 위해 드나들며 경험했던 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영화 속 이미지들의 채집과 배치는 자연-공간위에 세워진 특정한 인공-장소와 벌초라는 미풍양속(美風良俗)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된 나의 주관적인 경관-해석이기도 하다. 나는 이 이미지들을 통해 우리에게 직면한 끝나지 않은 사건과 재난을 조심스레 꺼내보려고 한다.
리뷰
제목부터 무겁다. 아니나 다를까, 영화를 보기 시작하자마자 뜻 모를 시골길의 ‘적막’한 ‘경관’들이 나열된다. 한적한 도로, 흐르는 계곡 물 그리고 어딘가로 향하는 밤길…. 고백하자면, 영화 전반부에 흐르는 적막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 졸아버렸다. 꾸벅꾸벅하던 고개가 90도로 꺾일 무렵 아차! 하고 다시 눈을 부릅떴다. 때마침 화면에는 바위에 새겨진 어떤 글자가 흐릿하게 클로즈업되고 있었는데, ‘학살’, ‘1951’이라는 단어는 뚜렷하게 보였다. 자세를 똑바로 고쳐 잡았다. 다시 화면은 1951년도에 일어난 거창양민학살사건을 간단하게 설명하는 시청각 교육 비디오를 비춘다. 실내에서 반복 재생되는 교육 비디오는 발화자는 있지만 청자는 아무도 없는 적막한 상황을 연상케 한다. 영화는 다시 시골길 따위를 비추다가 끝이 난다. 뭘까.
뒤늦게 나는 이 영화가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또 인터넷으로 거창양민학살사건의 대략적인 사실을 검색해봤다. 그리고 <적막의 경관>을 다시 봤다. 두 개의 영상이 겹쳐 흐르는 시골길, 이따금 무심히 지나치는 자동차, 계곡 물, 이제 아무도 없는 곳에서 진실을 말하는 비디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수십 개의 추상적인 점들까지 어느 장면 하나 메타포로 읽히지 않는 것이 없었다. 처음 봤을 때의 적막이 졸음을 불러일으켰다면, 두 번째 마주한 적막은 시대를 거스르는 절망적인 기시감을 불러일으켰다. 잘 수가 없었다.
(2016년 제8회 DMZ국제다큐영화제/오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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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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