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10
등록일: 2024-05-27 11:27:30
6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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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8mm 필름 위로 청춘남녀의 즐거운 한때가 흐른다. 그것은 젊은 조각가가 지니는 여인에 대한 기억이다. 이와 더불어 조각가는 자동차 사고로 그녀를 잃은 악몽에 시달리기도 한다. 꽃바람 추억과 비참한 악몽 사이를 오가며, 조각가는 사고로 떠나보낸 여인의 등신상을 깎아낸다. 매순간 화룡점정의 기분으로 자신의 온 영혼을 불어넣고, 조각상은 그의 영혼을 머금으며 점차 온기를 지닌 구체적인 형상으로 태어난다. (흡사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같은 모습이다.)물아일체(物我一體)와 화이부동(和而不同) 사이에서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과 어떤 관계를 맺을까? <사랑과 영혼>에서 도예가는 접신(接神)에 성공했는데, 조각가는 그 거리에 도달할 수 있을까? (미켈란젤로가 말한 ’조각 속에 이미 그 아름다움이 들어있고, 조각가는 단지 그것을 드러낼 뿐’이라는 얘기는 너무 잔인하기까지 하다.) 빛과 색을 조절하면서 빚어낸 필름은 조각가의 예술작품만큼이나, 그리고 그들의 사랑만큼이나 아름답다. (조각상이 흘리는 수정 눈물은 놓쳐서는 안 될 장면!)
(1998년 제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나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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